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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단인 강연재, 고영일 변호사와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MBC 등 언론사 고발장 접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변호인단인 강연재, 고영일 변호사와 관계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MBC 등 언론사 고발장 접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유성호
 
전광훈씨와 사랑제일교회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전광훈씨와 그 추종자들과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의 행태를 보니, 차라리 이만희의 '신천지'는 양반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아니, 착시현상이 아니라 차라리 그들이 더 낫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교주가 나서서 사과라도 했는데, 전광훈씨와 추종자들은 아예 대놓고 깽판을 치는 것도 모자라 국무총리까지 고발하는 기행을 저지르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까지 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의 기행이 하늘을 찌르는 형국이 되니 한국교회는 이제 그를 추방하자 하고 이단이라 하며 선 긋기에 나섰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보수진영 진보진영 할 것 없이 한국교회는 전광훈류의 목사들과 일찌감치 손절해야 했지만, 적당히 그를 통해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고자 강 건너 불구경했던 죄에 대한 심판을 받는 중이다. 

게다가 보수라고 하기에는 난감한 개신교계의 '극우 목사'들과 '단체'들은 한결같이 전광훈을 무슨 선지자인 양 추켜세우고 지지했다. 8·15 광화문 집회 이후에도 그 논조는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 상황이 심각해지니 슬그머니 그와 상관없는 척하고 있을 뿐이다. 전광훈은 한국의 극우보수개신교회가 키워낸 괴물이다. 그래서 한국극우보수개신교회에서는 그것도 자기 자식이라고 여전히 두둔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실행되는 마당에 그를 두둔했다가는 비난의 표적이 될 것이 두려우니 꼬리를 감추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데 선뜻 나설 수는 없고 난감한 상황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때마침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선포하면서 비대면 예배를 촉구한다. 그들로서는 자신들의 난감한 상황을 면피할 아주 좋은 계기가 온 것이다. 부산기독교 총연합회, 충남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등은 '예배는 생명'이라며 대면 예배를 강행하면서 정부가 교회를 탄압한다고 주장한다. 대면 예배만이 온전한 예배라면서 비대면 예배를 온전하지 못한 예배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그들의 이런 행태는 전광훈과 선 긋기 하는 듯하지만, 결국 그와 한통속임으로 공공연하게 실토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전광훈 지지해!'를 '대면 예배는 생명이다!'라고 바꿔치기한 것이다. 그들의 행동은 지극히 전광훈스럽고, 지극히 사랑제일교회답고, 광신도들답다. 

입으로는 사랑과 생명을 말하지만 이웃사랑도 없고 생명에 대한 존중도 없는 것이다. 어찌, 이것이 기독교 정신이란 말인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어야 할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뿐 아니라 몸소 이웃사랑을 살아가야 할 목사가, 공멸의 길을 선택할 때에도 여전히 교회요 목사라고 할 수 있는가?

코로나19의 긍정적인 요소는 가짜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전광훈류의 '보수교회'들은 70~80년대 유신독재와 군부독재 시절 어떤 행보를 보였는가? 불의한 권력에 아부하며, 그들의 평안을 빌면서 기생해왔고, 몸짓을 불려왔다. 그러던 중 1987년 6월 항쟁 이후 설 자리를 잃자, 1989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라는 보수기독교 단체를 만든 이후 극우적인 망동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순풍을 만난 듯 활개를 쳤고 영역을 넓혀갔다. 그러나 이런 흐름은 촛불혁명과 탄핵으로 흔들렸고, 한기총도 붕괴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들은 황교안을 등에 업고 재기하려 했고, 황교안은 그들의 표를 얻어 정권을 획득하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그들 모두는 하나님의 이름을 거들먹거리고 하나님의 뜻 운운했지만, 그들의 관심과 기반은 늘 권력과 물질이었으므로 무너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극우보수는 한기총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할 단체로 '한국교회총연합회'(이하 한교연)을 만들었다. 한교연은 대통령과 개신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보았듯이 대놓고 정부의 정책에 맞서고 마치 문재인 정부가 기독교를 탄압하는 듯 비판한다. 전광훈과 선을 그으면서도 전광훈과 다르지 않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이런 기행적인 행태를 벌이는 한기총이나 한교연 같은 단체들을 마치 한국교회의 대표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이나 교계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 '한국기독교총연합'이나 '한국교회연합'이라는 이름은 마치 한국 교회 전체를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터이다. 

한교연이나 한기총에 속해있는 지역의 기독교단체나 전광훈류의 입장을 지지하는 교회에서는 정부시책을 비판하고, 대면 예배 독려 광고를 내고, 마치 자신들이 신앙의 수호자나 되는 것처럼 행세하면서 기어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선포된 지난 일요일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한 것이다. 이런 기행적인 행태들은 워낙 반사회적이기도 한지라 언론의 표적이 되고, 그로 인해 대다수 비대면 예배를 드린 교회들조차도 그들과 동급 취급을 당하는 것이다. 

그들과 다른 입장을 취해온 교회나 단체들에게는 동급으로 취급당하는 억울한 점이 있지만, 지금은 '미안하다'는 말조차도 송구스러운 현실이 되어버렸다.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할 교회가 땅에 버리어져 짓밟히고 있는 현실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코로나19가 주는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는, 가짜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주일이면 교인들을 만나 친교를 나누고 함께 예배하며 한 주간 동안 고민했던 말씀을 나누던 기쁨은 목사로서 참으로 소중한 것이었고 생명보다 귀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이웃사랑'과 '배려' 앞에서는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내 삶에 가장 큰 기쁨과 의미조차도 내려놓아야만 하는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여야 한다는 인식 없는 목사와 신도들은 자기 확증에 빠져 하나님의 이름을 추락시키고 있는 것이다. 나는 목사지만, 여전히 대면 예배에 목을 매고 있는 목사들에게, '아멘'으로 화답하는 맹목적인 교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목사들이여, 당신들의 그릇된 생각을 하나님의 뜻으로 위장하지 마라. 교인들이여, 목사를 따르지 말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라. 그리하여, 대면 예배를 주장하는 목사들을 부끄럽게 만들라. 그들의 예배는 예배가 아니니 그들의 예배를 보이콧하라!"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한국기독교장로회 한남교회 담임목사입니다.


#전광훈#비대면예배#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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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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