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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2공장 일시 가동중단을 한 바 있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정규직과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들이 마스크 지급과 선별진료소 등에서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4일 이같은 사실을 알리면서 "가장 기본적인 건강권도 보장받지 못한 채 국가재난 상황에서도 차별받고 질병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전 사회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위험한 것이 불평등을 조장하는 비정규직 제도임이 이번 사태로 또 한 번 드러났다"고 말했다. 

"사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 고지 못 받아"
 
 현대차 울산공장 정규직에 회사측이 지급한 방진 마스크와 비정규직에게 지급된 일반 마스크
현대차 울산공장 정규직에 회사측이 지급한 방진 마스크와 비정규직에게 지급된 일반 마스크 ⓒ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최근 중국 부품사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및 폐쇄조치로 부품공급 문제가 생기자 현대차 울산공장도 지난 2월 5일부터 17일까지 생산라인을 중단하고 휴업했다.

당시 현대자동차는 휴업 전, 휴업 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일반 부직포 마스크를 지급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는 그 어떤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은데 더해 제대로 된 휴업수당조차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사내 보전하청(생산설비 점검 및 수리) 노동자들은 생산과 무관한 직군이라는 이유로 회사 측으로부터 "휴업수당을 지급할 수 없고, 출근하지 않을 시 무단결근처리 및 징계 처우하겠다"며 출근을 강요받았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4일 성명을 내고 "2월 25일 현대자동차 노·사는 '코로나19 관련 특별합의'를 통해 예방물품 마스크를 10만 개 확보하고 사내 확진자 발생 시 KF94 마스크를 지급하겠다는 합의를 했다"고 상기했다. (관련기사 : 현대차 노사 '코로나19 특별합의' "품질 향상, 교섭 단축")

이어 "실제로 2월 28일 현대차 울산2공장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자 해당 공장 근무자들에게 마스크 지급과 함께 선별 진료 및 퇴근 조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하청 노동자들에게는 사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발생상황을 고지하지 않았고 마스크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선별진료 조차 이용 받지 못한 채 공장 안에서 쫓겨나듯 퇴근 조치를 당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는 고용노동부의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에 따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구분 짓지 않고 사업장 대응'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오히려 모든 국민들에게 보장되어야 할 건강권 앞에서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차별하며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에 대한 비정규직 처우, 국가도 외면"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고용노동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소홀한 대응도 마찬가지"라면서 "저희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와 하청노동자들은 현대차 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고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국가기관의 코로나바이러스에 관련된 그 어떠한 연락조차 받아보지 못한 채 국가에서조차 외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2일 자체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마스크 지급상황을 조사했고, 그 결과 소속된 28개 하청업체 모두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업체는 겨울용 방한대를 마스크로 지급하며 매일매일 빨아서 쓰라는 업체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현대차는 불법파견 사업장으로 하청 노동자들은 2004년 고용노동부의 불법파견 판단, 2010년 대법원판결을 시작으로 2020년 현재까지 불법파견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판단의 내용은 현대자동차가 하청노동자들의 실제 사용자라는 판단이었지만 국가기관과 사법부의 모든 판단을 부정하고 있고, 국가재난 상황인 현재까지도 하청노동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최근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2차 하청 노동자들은 현대자동차 사내에 근무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 기초 의무실, 산업보건의료센터 마저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이 코로나 사태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현대차 울산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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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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