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소방의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코 소방대원의 암 예방이다. 화재현장뿐만 아니라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화학사고 역시 소방대원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된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기관인 '국립산업안전보건원(NIOSH)'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방대원은 일반인에 비해 9% 높은 암 진단율을 보이고 있으며 정상인에 비해 14% 높은 암 사망률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미국에서는 소방대원들이 평상시 습관을 통해서 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소개됐다.
자주 씻고 오염된 장비는 세척하고 소방서 공간을 나누어 숙소나 사무공간에는 오염된 장비나 방화복을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더라도 평상시 보건 안전을 챙기는 습관을 통해서 소방대원의 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고 하니 대한민국 소방대원이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이 지면을 통해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모든 현장에서는 공기호흡기를 착용하라. 소방대원 암 발병은 상당수가 호흡기나 식도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깨끗하게 세척된 자신의 공기호흡기와 면체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2. 현장업무를 마치고 소방서로 복귀하는 대로 다음 출동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면 바로 샤워하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상당량의 유해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3. 현장에서 신었던 부츠는 매번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부츠는 교차오염(Cross-Contamination)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4. 운전석을 비롯해 소방차 내부를 깨끗하게 청소하라. 이 곳 역시 각종 오염물질들이 잔존하는 곳으로 교차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5. 출동이나 훈련을 마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라.
6. 개인보호장비를 벗을 때에는 교차오염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하라. 병원에서 피가 묻은 장갑을 벗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된다.
7. 소방대원이 착용하는 헬멧 또한 소홀히 하면 안 된다. 헬멧 내부까지 비누와 물을 사용해 깨끗이 닦아야 한다.
8. 방화복을 포함한 개인보호장비를 가지고 이동할 때에는 적절한 보호가방을 사용하고 가급적 차 안이나 집 안에는 방화복을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9. 더러운 방화복은 자주 세탁해야 한다(관련기사: '
소방관의 더러운 방화복에 숨은 무서운 진실').
10. 목 주변은 우리 몸에서 오염에 가장 취약한 곳 중 하나이므로 더러운 방화두건(Hood)을 사용하지 말고 출동이나 훈련을 마친 후에는 방화두건을 신속히 벗어야 한다.
11. 가급적 술과 담배를 줄이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12. 소방차에서 배출하는 디젤가스는 암을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이므로 디젤가스 배출 시스템(Diesel Exhaust Capture System)을 설치해야 한다.
13. 화재 및 화학사고 현장상황이 정리된 후에는 현장에서 긴급세척(On-scene decontamination)을 실시하라.
14. 몇 번을 출동했는지와 관계없이 소방서에서 퇴근 하기 전에는 반드시 샤워하라.
15. 소방서 숙소 내에는 오염된 방화복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
위험한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소방대원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대원은 더 건강하고 안전한 현장에서 근무해야만 한다. 일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소방관은 '국가가 내미는 손'이자, 소방대원 역시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기 때문이다.
소방대원이 활동하는 현장은 위생적으로 대단히 더러운 공간이다. 그렇다고 모든 위험요인을 제거할 수도 없다.
앞에서 말한 15가지 팁이 모든 암을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많은 예산을 들이지 않고도 소방대원들이 평상시 습관을 통해서 암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면 나 자신의 건강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안전을 위해서도 충분히 해 볼만 한 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