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명의 집배원이 사망했다.
19일 오전 9시 30분 경 당진의 읍내동 한 원룸에서 당진우체국 소속의 집배원 강 모(49세)씨가 사망해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했다. 강씨는 욕실에 있는 벽과 변기 사이에 엎어진 상태였다. 강씨는 대전에 거주하는 부인과 떨어져 주말부부로 생활하고 있었다.
박영환 전국우정노동조합 당진우체국지부 지부장은 "평소 성실하던 강씨가 출근하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겨 집까지 찾아갔다"면서 "강씨는 지난 2014년에 비정규직인 상시집배원으로 입사해 작년인 2018년 7월에야 정규직이 됐다. 정규직이 된지 1년을 채우지도 못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업무 줄여달라는 탄원서라도 내려고 했다"
직장 문제로 대전에 거주하고 있는 부인 이씨는 "지난 3월에 결혼기념일이 있었다. 주말에 저녁 외식을 하기로 약속했는데, 업무가 많아 대전 집으로 오지 못했다. 결국 (부부의 외식)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상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아서 업무를 줄여달라는 탄원서라도 내려고 했다"면서 "모든 집배원 부인들의 마음이 그랬을 것이다. 이제는 다른 동료들에게 절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씨가 담당하던 지역은 당진우체국에서 일반도로로 약 20km 정도 떨어진 복운리 이주단지와 자연부락 3곳 정도로 알려졌다. 강씨는 이 거리를 오토바이로 이동해 업무를 처리했다.
전국우정노동조합 측은 "올해 상반기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9명의 집배원이 과로·돌연사 등으로 유명을 달리했다"라면서 "더 이상 장시간 중노동과 인력부족으로 집배원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노사 합의사항이었던 '집배원 인력 증원'과 '완전한 주 5일제'가 당장 이행될 수 있도록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족에 따르면 20일 경 강씨에 대한 부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