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일수록 순화된 언어 태도가 절실히 요구된다. 특히 텔레비전을 통해 전달되는 거친 말들은 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31일 저녁, 한 텔레비전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국회를 파탄 내놓고는 아직도 '잘못한 것 없다'고 뗑깡(땡깡)을 쓰고 있다."는 말을 한 것이었다.
'뗑깡'은 간질을 뜻하는 "전간(癲癇,てんかん, tenkan)"의 일본말이다. 아마도 나경원 자유한국당 대표는 '억지부리다', '생떼부리다', '막무가내다'와 같은 말을 하려고 이 말을 쓴 것 같으나 공당의 대표가 쓸 말은 아니다.
서로 상대를 물고 뜯는 현 상황도 곱지 않지만 공당 대표의 입에서 '지랄병(간질)'을 뜻하는 '뗑깡(전간, 癲癇,てんかん, tenkan)'이란 말을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다. 같은 말이라도 순화된 우리말을 골라 써서 품위를 높일 수는 없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