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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장흠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 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안장흠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 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이재환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4대강 사업과 같은 경기 부양을 위한 토목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표방해 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난 1월 도로, 철도 등 일부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2020년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이다.

정부의 '예타 면제' 발표는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환경부는 최근 서부내륙고속도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던 환경부 사무관을 줄줄이 교체했다. 환경부는 "통상적인 인사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주변의 피해주민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서부내륙고속도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던 담당 사무관 3명을 교체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환경영향평가서 반려 1회와 3차례에 걸친 보완지시를 받았을 정도로 설계상의 허점을 드러낸 도로이다. 환경부는 사무관을 교체한지 한 달여 만인 지난 2월 22일, 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양평가서를 '조건부'라는 전제를 달고 '협의' 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서를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예산, 홍성, 청양 등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주변에 거주하는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대책위는 27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영양평가서가 졸속 처리되었다"며 "주민민원을 반영하지 않은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지난 2월 말 서부내륙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와 관련해 환경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주민들이 뒤늦게 기자회견을 연 배경은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이 최근에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환경부에서도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환경영양평가서에 대해 총 4번에 걸쳐 반려 및 보완 조치를 내렸다"며 "하지만 첫 보완조치(2018년 8월 2일)를 내린 A사무관이 지난해 말 교체되었다. 이후, 3개월 동안 두 명의 사무관이 더 교체됐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서를 분석한 결과 보완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협의가 마무리되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예산군 대흥면은 임존성과 향교가 있고 슬로시티로 지정되어 있다. 이런 곳을 지나면서 터널 공사에 대한 설계조차 확정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예산·홍성 주민들의 민원 사항이 제대로 반영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마을을 관통하거나 인접해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몇몇 마을의 교량연장 및 신설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면서 "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과수원들에 대한 대책도 세워지지 않았고, 예산군 오가면 신석리의 교통섬 문제에 대한 언급도 없다. 폐광지역인 홍성군 천태리의 지하갱도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건설이 무리하게 추진 될 경우 주민 저항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예산군 대흥 주민들은 지난 22일 대흥면사무소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서부내류고속도로와 관된 업무를 맡아온 국토부, 환경부, 예산군 담당공무원을 고발조치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안장흠 주민대책위원장은 "환경영양평가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고발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환경부, 국토부, 예산군청이 고발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설계 도면을 보면 예산사과의 주산지를 통과한다"며 "고속도로 인근의 사과 농장에서는 냉해, 병충해 등을 입어 사과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다"고 호소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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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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