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중의원 의장 응접실에서 의장들을 만나다

 
 일본 국회의사당
일본 국회의사당 ⓒ 이상기
 일본 여행의 마지막은 국회의사당 방문으로 잡았다. 그것은 닛코시 이마이치에서 만난 후쿠다 의원이 국회의사당 견학을 주선했기 때문이다. 히가시혼간지를 나온 버스는 고쿄(皇居)와 도쿄역을 지나 히비야공원 쪽으로 간다. 그리고 사쿠라다몬(桜田門) 앞을 지나 국회 정문에 이른다. 그런데 일반인은 정문으로 출입할 수 없어 후문 쪽으로 돌아간다. 후문은 의사당과 의원회관 사이에 있다.

버스를 내리니 후쿠다 의원 보좌관이 나와 기다린다. 우리와 인사를 하고 국회 중의원 안내 소책자를 하나씩 나눠준다. 그리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이야기한다. 두 줄로 서서 가고, 큰소리 내지 말고, 정해진 곳에서만 사진 찍으라는 얘기다. 우리의 첫 행선지는 중의원 의장 응접실이다. 이곳은 중의원 의원 운영회의실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곳으로 가다 보니 의원들의 출석 여부를 알려주는 등원표시판이 보인다. 아침이라 의원들이 많이 출근하지 않았다.

 
 중의원 의장 응접실: 왼쪽에 도이 다카코 의장의 모습이 보인다.
중의원 의장 응접실: 왼쪽에 도이 다카코 의장의 모습이 보인다. ⓒ 이상기
의장 응접실에 들어가니 직원이 우리를 맞는다. 운영회에서는 본회의 개회일, 의사진행 순서, 발언자와 발언시간 등 국회 운영에 관한 제반사항이 결정된다고 한다. 동쪽 끝에 의장과 부의장 자리가 있고, 그 앞에 긴 라운드테이블 형태로 운영의원석이 있다. 우리 회원들은 의장과 부의장석에 앉아 자유롭게 사진을 찍는다. 이곳 의장 응접실 벽에는 역대 중의원 의장 사진이 걸려 있다.

책자를 확인해 보니 제1대 나카지마 노부유키(中島信行)부터 제77대 오시마 타다모리(大島理森)까지 모두 62명 쯤 되는 것 같다. 이처럼 대수와 사람수가 다른 것은 한 사람이 연임을 했기 때문이다. 사진 중 눈에 띄는 의장이 하나 있다. 68대 도이 다카코(土井多賀子)의장으로 1993년 8월부터 1996년 9월까지 중의워 의장을 지냈다. 당시 사민당 당수로 비자민 7개당의 지원을 받았다. 그녀는 빨간색 정장을 하고 있다.

중의원 본회의장 살펴보기
 
 중의원 본회의장
중의원 본회의장 ⓒ 이상기
 다음 행선지는 중의원 본회의장이다. 본회의장은 의원석과 방청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므로 외부 관람객은 방청석으로 들어가 내부를 살펴볼 수 있다. 방청석은 좌우에 귀빈석, 참의원 의원석, 공무원석, 신문기자석이 있다. 정면 맞은편에 방송기자석과 일반석이 있다. 우리는 일반석으로 들어간다. 그것은 본회의장을 가장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면 중앙 2층에 어좌소(御座所)라고 해서 천황의 자리가 있다. 그리고 1층에 중의원 의장석이 있다. 의장석 옆 한 단 아래에 사무총장석이 있다.

의장석 좌우에 총리대신을 비롯한 각료석이 있다. 의장석 앞에 연단이 있고, 속기자석이 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방사선 형태로 의원석이 배치되어 있다. 의원들은 당적에 따라 자리가 배분된다. 중의원 의원 의석표를 살펴보니 오른쪽부터 자민당,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명당, 무소속 순이다. 중의원은 모두 465명(지역구 289명, 비례대표 176명)인데, 그 중 자민당이 283석이다. 전체 의석의 60%를 넘는 절대다수다.

 
 통신사 현창회의 중의원 본회의장 방문
통신사 현창회의 중의원 본회의장 방문 ⓒ 이상기
거기다 자민당과 정책연합을 하고 있는 공명당 29석을 합치면 312석으로 개헌에 필요한 재적의원 2/3를 넘는다. 아베 신조 총리는 개헌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회의는 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회의로, 의원 1/3이 이상의 출석해야 개의할 수 있다. 의사결정은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이루어진다. 본회의 주요 의사로는 의원(議院)의 구성, 내각 총리 지명, 대정부 질문, 예산 및 의안 심의 결정 등이 있다.

일본 국회는 양원제로 중의원과 참의원이 있다. 중의원은 465명으로 임기가 4년이다. 참의원은 242명(지역구 146명, 비례대표 96명)으로 임기가 6년이다. 중의원은 해산과 동시에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러나 참의원은 해산이 불가능하다. 중의원과 참의원은 헌법개정, 법률제정, 예산 및 국가재정 의결, 조약 승인, 내각 총리 지명 등의 권한을 가진다. 이들 권한 행사에 있어 양원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중의원의 우월성이 인정된다.

의원식당에서 점심을
 
 의원식당
의원식당 ⓒ 이상기
국회 본의장을 자세히 살펴보고 우리는 의원식당으로 향한다. 후쿠다 의원이 우리를 점심에 초대한 것이다. 식당에 들어가니 직원이 우리를 17번과 18번 테이블로 안내한다. 그곳에 후쿠다 선생이라는 명패가 세워져 있다. 의원이 아닌 선생이라고 표기한 것이 이채롭다. 그것은 나중에 나오면서 본 아베 선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베 총리도 손님을 국회로 초대해 점심을 대접하고 있었다.

우리가 들어가니 자리에 이미 도시락이 놓여 있다. 일본사람들은 이처럼 도시락으로 손님을 대접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짧은 시간에 음식을 대접하고, 치우는데도 간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회 도시락은 지금까지 먹어본 도시락과는 차원이 달랐다. 용기도 그렇고 내용물도 그렇다. 밥에는 검은 깨를 얹었고, 생선과 튀김 그리고 절임(漬)과 채소 등이 골고루 들어 있었다. 전체적으로 맛이 있었다. 미소시루와 차는 리필이 가능했다.
 
 의원식당 도시락
의원식당 도시락 ⓒ 이상기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중앙홀로 이동한다. 일본 국회의사당은 중앙홀을 중심으로 남쪽에 중의원이, 북쪽에 참의원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양원 청사의 중앙에 중정이 있어 위에서 보면 날일(日)자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중앙홀로 이동하려면 중정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곳에는 연못을 만들어 금붕어를 키우고 있다. 중정에는 승용차들이 들어올 수 있다. 중앙홀로 이어지는 복도에는 레드카펫이 깔려 있고, 복도의 길이는 의사당 전체가 206m나 된다고 한다.

중앙홀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만나다
 
 중앙홀의 천정
중앙홀의 천정 ⓒ 이상기
국회의사당은 지하 1층 지상 3층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건물의 높이가 20.91m다. 그리고 중앙홀에는 탑실을 세워 4층을 만들고 그 위에 탑을 세웠다. 그러므로 중앙탑의 높이는 65.45m나 된다. 국회의사당 건축이 시작된 것은 1920년이고 현재의 모습으로 완성된 것은 1936년이다. 중앙홀로 이동하며 벽을 살펴보니 기둥에 화석(化石)이 있다. 어류들이 많이 보이는 걸 보니 바다에서 채취한 돌인 것 같다.

중앙홀은 중앙 현관 안쪽 중앙탑 아래 바로 위치한다. 그러나 중앙현관은 선거 후 국회소집일, 국회개회식에 천황이 참석할 때, 외국 국가원수 방문시에만 열리기 때문에 일반 방문객은 복도를 통해 가게 된다. 중앙홀의 창문과 천정에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설치되어 빛이 신비스러운 느낌으로 들어온다. 동서남북 사방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일본 명승의 4계를 표현했다고 한다.
 
 이토 히로부미
이토 히로부미 ⓒ 이상기
이곳 중앙홀에는 일본 정치사의 유명인물 셋의 동상이 서 있다. 그들이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오쿠마 시게노부(大隈重信), 이타가키 다이스케(板垣退助)다. 이들 중 이토 히로부미는 초대(1885-1888)부터 10대(1900-1901)까지 네 번이나 총리대신을 역임한 정치가다. 총리대신을 역임하고 그는 초대 조선통감(1905-1909)이 되어 조선의 통치권을 장악하는데 앞장섰다. 1909년 6월 조선통감에서 물러나 추밀원 의장이 되었고, 10월 만주지역을 순방하다 안중근의사에게 암살되었다.

오쿠마 시게노부는 제8대와 제17대 총리대신을 역임한 정치가다. 일본의 근대화를 위해 외교와 재정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와세다대학의 전신인 도쿄전문학교를 설립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이타가키 다이스케는 메이지시대 자유민권운동의 대표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의 정한론이 온건파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유민권운동으로 돌아선 측면이 있다. 이토 히로부미, 오쿠마 시게노부와 협력 또는 대립하면서 정치를 했다.
 
 천황휴게소
천황휴게소 ⓒ 이상기
이곳 중앙홀에서 중앙계단을 올라가면 천황휴게소를 볼 수 있다. 국회가 개회할 때 이곳에서 양원 의장과 부의장을 만난다고 한다. 바닥에 붉은색 카펫이 깔려 있고,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천황휴게소 옆에는 천황가족 대기실이 있다. 천황은 이곳에서 본회의장으로 가 개회식에 참석한다. 이렇게 우리는 국회의사당의 중요한 곳을 살펴보았다. 의사당을 나올 때는 중의원 중정을 통해 국회 정면 쪽으로 나온다.

의사당 정면 중앙현관 앞에서 백진훈 참의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면담은 11시 30분에 잡혀 있었는데, 후쿠다 의원이 점심을 내는 바람에 약속이 12시 45분으로 미뤄진 것이다. 우리는 서둘러 그를 만나러 간다. 5분 정도 늦은 12시 50분에야 우리는 백진훈 의원과 만날 수 있었다. 1시 30분쯤에는 국회에서 나리타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니 30분 정도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 11월 9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도쿄, 닛코, 가와고 방문행사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국회의사당#중의원 의장실#본회의장#의원식당#중앙 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심분야는 문화입니다. 유럽의 문화와 예술, 국내외 여행기, 우리의 전통문화 등 기사를 올리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