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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철모 화성시장
서철모 화성시장 ⓒ 화성시
  김진표(경기 수원시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군 공항 특별법 개정안'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 권한을 침해하고, 지자체와 주민 간 극심한 갈등을 유발하는 등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화성시는 15일 "'군 공항 특별법 개정안'의 법률적 타당성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의 자치권 침해를 비롯한 헌법 위배 사항을 확인했다"며 "이번 개정안이 입법될 경우 항고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철모 화성시장도 "개정안은 자치분권의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위험한 발상으로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방부는 수원 군 공항(수원전투비행장) 이전 예비 후보지로 경기도 화성의 화옹지구를 선정했고, 이로 인해 화성시와 수원시가 갈등을 겪고 있다.

"주민투표 발의 강제 등 헌법이 채택한 대의제 민주주의 침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진표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입법 공청회를 열고, 군 공항 이전 과정에서 예비이전 후보지의 선정 결과를 공개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주민의 의견을 수렴토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군 공항 특별법 개정안'(군 공항 이전사업 촉진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진표 의원은 "현행법은 이전 부지의 주민이 원해도 지자체장이 주민투표를 발의하지 않을 경우 주민투표가 실시될 수 없어 지역 의견을 반영하기 어렵다"면서 "주민참여형 공론조사와 연계해 의사 결정 기한을 설정함으로써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경기 수원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진표(경기 수원무)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소연
  
그러나 화성시는 김진표 의원의 '군 공항 특별법 개정안'이 "헌법이 채택한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시는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이전 후보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투표 발의 의무 부과(개정안 제8조 2항) ▲일정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의 유치신청이 없더라도 유치신청으로 간주(개정안 제8조 3항) 등을 들었다.

실제로 주민투표법과 지방자치법은 주민들이 발의한 사항에 관해 주민투표 시행 여부를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어 헌법이 인정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 권한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05년 12월 헌법재판소도 "투표할 사안이 국가정책으로서 국가 사무에 대한 것이라 해서 주민의 의견수렴인 투표실시 자체까지 반드시 국가 사무라고 볼 필연성은 없다"며 "주민투표법 제8조에서 국가정책에 관해서 주민의 의견을 참고하도록 하는 이유도 그 국가정책이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 및 주민의 복리에 긴밀한 연관이 있어서 주민투표제도를 활용하여 주민의 의견을 듣고 또 지방의회의 의견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므로 제8조의 주민투표 실시사무도 자치사무의 성격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또 "주민투표법 8조는 중앙행정기관장의 투표요구가 있더라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무조건 이를 따르도록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발의 여부에 재량이 있고, 지방의회의 의견도 듣게 되어 있는 점도 위와 같은 판단을 뒷받침할 수 있는 측면들이다"라고 부연했다. 국가정책에 대한 주민투표라 하더라도 그 실시사무는 자치행위이고, 그 실시 여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재량에 달렸다는 것이다.

"특별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 지역 간 갈등 조장"

화성시는 "이번 개정안은 주민들이 직접 요청한 것도 아닌 공론조사 결과만을 가지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주민투표 실시 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헌법 위배 소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화성시는 또 "당초 특별법이 이전부지 주변 지역에 관해 법률적 지원 근거를 제시하고 민주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자 마련됐는데, 개정안은 이러한 입법 취지 자체를 무시한 채 강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시는 이에 대한 근거로 ▲이전부지에 대한 지원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론조사를 통해 이전 후보지 선정(개정안 제6조의 2) ▲공론화위원회 설치부터 이전부지 선정까지 기간 제한(개정안 제6조의 2, 제6조 3항, 제8조 2항, 4항, 부칙 제3조, 4조) 등을 들었다.

화성시는 "군 공항 이전사업은 한번 추진되면 수십 년간 재(再)이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해당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에 신속함보다 신중한 처리가 필수"라며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불과 수백일 만에 이전부지 선정을 마치도록 강제하고 있어 해당 지자체와 주민 간 극심한 갈등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화성시는 이어 "이 밖에 블록체인 기반 여론조사를 주민투표에 사용하도록 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이전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왜곡된 투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화성시 범대위, 항의방문.대규모 집회 등 집단행동 예고 

한편 '수원 군 공항 화성 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도 지난 12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군 공항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화성시 범대위 회원을 비롯해 김홍성 화성시의회 의장, 김용 더불어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 조오순ㆍ박연숙ㆍ송선영 시의원 등이 참석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개정안이 화성시의 자치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 자치단체 간 의사 결정의 공정성도 결여됐다"며 반대 서명, 국회 국방위 항의방문, 대규모 집회 등 개정안 저지를 위한 단계별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영배 범대위 상임위원장은 "단독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시가 거론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 수원시 정치권이 군 공항 특별법 개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며 "법률안이 통과되면 국회와 국방부는 예상치 못한 파국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철모#수원군공항이전#수원전투비행장#김진표군공항이전특별법#화성군공항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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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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