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한 주차장처럼 보이는데...'
과연 이 장소엔 어떤 사연이 숨어있을까요?
이곳은 바로 일본 가나자와에 위치한 윤봉길 의사의 유해안치소 터입니다. 1945년 해방이 되자, 고국으로 돌아온 백범 김구 선생이 가장 먼저 한 일은 해외에 잠든 독립운동가들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셔오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윤봉길 의사는 일본이 유해를 암매장해버리는 바람에 어디 잠들어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구 선생의 특명을 받은 재일조선인 청년들은 윤 의사가 순국한 가나자와 육군 공병부대 작업장 인근을 샅샅이 뒤진 끝에 그곳을 지키던 스님으로부터 "쓰레기장 인근에 암매장했다"는 증언을 받아냅니다.
마침내 스님이 지목한 장소를 발굴한 결과, 윤 의사의 유해가 드러났습니다. 청년들은 윤 의사의 유해를 정성스럽게 발굴한 뒤, 임시로 재일조선인총연합회 사무실에 모셨다고 합니다.
바로 그 사무실이 있던 자리가 사진 속 장소입니다. (이후 윤 의사의 유해는 도쿄를 거쳐 부산항을 통해 그리운 고국 땅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이봉창·백정기 의사와 함께 서울 효창공원 '삼의사묘역'에 모셔졌습니다)
이 사진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기획 중인 임정투어 가이드북 <임정로드 4000km>의 일본 편 취재를 위해 가나자와로 떠난 <오마이뉴스> 김종훈 기자가 현지에서 보내온 사진입니다.
김종훈 기자는 이 사진을 지난 10월 19일 <오마이뉴스> 기사로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관련 기사:
조선 청년들이 윤봉길 유해 안치했던 곳, 지금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당시 건물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에 현장에 가보니 건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주차장이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김 기자는 흔적 없이 빈 공간을 보며 헛헛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피티로 재탄생한 '윤봉길 의사 유해안치소 터'
그런데 당시 우연히 기자의 사진을 본 그래피티 전문가 LEODAV(레오다브) 작가가 깜짝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바로 김 기자가 찍은 사진 속 건물 외벽에 윤봉길 의사의 초상화를 그래피티 기법으로 합성한 것인데요, 예상치 못한 선물에 김 기자도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이 사진을 책에도 싣고 싶다"는 김 기자의 제안에 따라 레오다브 작가와 필로소픽 출판사는 이 사진을 <임정로드 4000km>에 싣기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사진은 올해 말에 출간될 <임정로드 4000km>를 통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소개될 예정입니다.
참고로 레오다브 작가는 '독립운동가를 그리는 그래피티 아티스트'로도 유명합니다. 그동안 독립운동가들을 그래피티 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여러 차례 출품한 바 있는데요, 특히 지난 26일 개막한 '위인프로젝트 특별전시회 - 코리안 레지스탕스'에도 참여했습니다.
위인프로젝트 특별전시회는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피규어·일러스트·그래피티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입니다. 그래피티로 윤봉길 의사의 숨결을 되살려낸 레오다브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하다면, 전시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다녀와보시는 건 어떨까요? 전시는 11월 9일까지 성수동 플레이스비브 3층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관련 기사:
'엄근진' 김구 선생이 산타클로스 옷을 입는다면?)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필로소픽 출판사와 오마이뉴스가 함께 기획한 <임정로드 4000km>는 국내 최초의 임시정부 투어가이드북으로 올해 말 출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