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창밖의 빛이 달라보였다. 거실로 나가 창문을 얼른 열어 보았다.
검푸르스레한 새벽의 빛을 밀치고 하얀 물안개 스멀스멀 피어 오른다. 날씨가 차가운 탓인지 물안개는 운해가 되어 금강을 덮고 가만히 눈치를 본다. 가로등을 덮은 안개는 몽골텐트를 수없이 쳐 놓은 것 같고, 금강 다리를 감싼 모습은 어제와는 전혀 다른 딴 세상이다.
멀리 산너머로 먼동이 터온다. 하늘에는 붉은 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산빛은 점점 회색의 푸른 빛으로 밝아오고 물안개는 금강과 도시의 건물을 파고 들며 한폭의 그림이 된다.
드디어 아침해가 산위로 뛰어 올라 물안개를 서서히 열어 졎히며 세종의 하루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