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화) 오후 1시 반, 여수시 선원동 소재 여천중학교(교장 황옥운)에서는 '2018년 교과연계 선배 멘토링 행사가 열렸다.
여수시 행복교육지원센터가 지원한 행사에는 여수 출신 22명의 대학생이 후배들을 위해 멘토가 됐다. 멘토를 자원한 대학생들이 일일 교사가 된 셈이다. 수업은 대학생활 소개와 졸업 후 진로 전망에 대해 자유롭게 설명한 후 질문에 답하는 형태이다. 프로그램 운영 시간별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점심시간 - 희망계열 교실로 이동.
▲ 5교시 - 계열별 학과 및 전공 소개. 진로 분야 안내(학과, 직업 및 직무, 기업정보 제공). 대학 생활과 교과 및 비교과 활동소개.
▲ 휴식시간 - 휴식 및 계열별로 이동.
▲ 6교시 - 5교시 내용과 동일.
▲ 7교시 - 6교시 체험반에서 소감문 작성, 소감 나누기.
멘토로 온 대학생들은 PPT와 동영상 등 많은 자료를 준비해왔다. 선배 교사들의 강의를 들은 중학생들은 활동보고서를 작성 제출해야 한다. 활동보고서에 기록할 내용은 아래와 같다.
▲ 계열명 ▲ 학과명 ▲ 어떤 공부를 하며 무엇을 배우는지 ▲ 진출 분야 및 직업 ▲ 요구능력 및 지식 ▲ 취득자격에 관한 정보점심을 먹고 난 5교시는 학생들의 인내를 시험하는 시간이다. 쏟아지는 잠과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달랐다. 특별한 선생님들이 오셨기 때문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필기하고 질문을 던지는 학생도 있었다.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에 다니는 박동주 교사에게 한 학생이 "대학교 멀리 가면 안 어려워요?"라고 질문하자 "새로운 친구 만나 어울리면 재미있어요"라는 대답을 했다. 옆에 앉았던 한 학생이 야무진 질문을 던졌다.
"대학 가서 학생회 활동하면 취직할 때 보너스 점수도 줘요?"
전기전자공학과에 다니는 이대형 교사는 여천중학교를 졸업했다. 모교를 방문해 상기됐던 그가 교단에 섰던 경험담을 말했다.
"1시간 교단에 섰는데 선생님 직업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어 쉽게 풀어 설명해줘야 하는 게 힘들었어요. 학교 분위기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 뭐랄까? 왁자지껄한 분위기요."체육교육학과 서정환 교사가 수업하는 교실에 들어가니 분위기가 자못 심각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나 들어보았다.
"여러분 인기학과라고 해서 무조건 지원하면 안 돼요. 우리 과에 있는 친구 한 명은 공대를 지원해서 입학해 수업을 받아보니 적성이 맞지 않더래요. 학교 다니기가 싫어 자퇴하고 다시 시험을 봐서 제가 다니는 학과에 다니고 있어요. 대학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갓 입학한 1학년들은 진로에 관심이 별로 없는 모습이었지만 3학년은 달랐다. 의예과에 다니는 교사의 강의를 들은 3학년 김아무개 학생의 소감문 내용이다.
"나는 요즘 내 진로에 대해 혼란스러웠던 상황이었는데 강의를 듣고 조금이나마 다시 (마음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떨어져가고 있는 내 등수를 부여잡고 다시 공부해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고, 한층 더 내 꿈에 가까워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언론정보문화학부에 다니는 정다정 교사는 강의를 하며 감동을 받았다. "어리다고 생각했던 후배들이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은 게 고마웠어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전기정보공학과에 다니는 조용희 교사는 교사가 쉽지 않은 직업이라는 걸 배웠다.
"선생님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인내심도 필요하고 통제도 해야하고요."교직을 떠난 필자가 '선배 멘토링' 교실에 입실해 참관한 소감은 중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생에게도 진로선택을 위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