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걸 아니라고 하는데, 증거를 대라니 답답하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보수 야당으로부터 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그리고 친척 관련 행정권 남용 의혹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가운데, 이재명 후보는 "아닌 게 분명하다"라면서 헛웃음을 보였다.
그는 "국민들의 상식적 판단을 믿고 기다리겠다"라며 부천역 북부광장을 떠났다. 곁에 있던 지지자들은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선거가 말해줄 것이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9일 오후 6시 30분께, 경기도 부천시 심곡2동 부천역 북부광장 현장의 모습이다.
'이부망천' 발언에... "이것은 경멸의 표현"
9일 오후 6시, 부천역 북부광장에서 '자유한국당 (전) 대변인 부천 비하 막말 규탄 집중유세'가 열렸다. 앞서 지난 7일, 정태욱 한국당 전 대변인(대구 북구갑)이 YTN에 출연해 일명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의원직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등 거센 비판이 일자 정 전 대변인은 대변인 자리를 자진사퇴했고, 자유한국당에서는 공식 징계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긴급 유세는 정 전 대변인의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민주당에서 조직했다. 본래 방문 예정이 없었던 이재명 후보 역시 급히 일정에 지원 유세를 추가했다. 원혜영(경기 부천오정), 김상희(경기 부천소사), 김경협(경기 부천원미갑), 권미혁(비례) 국회의원 등이 경기도 및 부천 지역 후보자들과 모였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날씨인데도 선거운동원들과 시민들까지 100여 명이 광장에 모였다.
오후 6시 20분쯤 도착한 이재명 후보 역시 정 전 대변인의 발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후보는 "(자유한국당이) 드디어 이성을 잃은 것 같다"라면서 "아니 어떻게 대변인이라는 사람이 '이혼하면 부천으로 오고 망하면 인천으로 간다'는 말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들이 망쳐놓은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그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어떻게 그들을 모욕하는, 지역을 모욕하는 말을 할 수 있느냐"라며 "이건 경멸의 표현이다. 국민을 주권자로 여기지 않는 지배자들의 사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그들에게 양심이 있느냐. 그들을 이대로 두겠느냐.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자유한국당을 반드시 낙선시켜서, (발언의) 책임을 확실하게 물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후보가 연설을 마치자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유세차에서 내려와 수행차량으로 이동하는 길에도 악수를 청하거나 '셀카'를 부탁하는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국민들, 네거티브에 흔들리지 않는다"
최근 네거티브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이 후보는 "선거 때는 원래 이기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쁜 세력이 있다"라면서 "과거에는 그런 것들이 많이 통했기 때문에, 선거에 임박할수록 극심한 흑색선전·네거티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들이 결코 헛소문에 휘둘리는, 정치적 의도에 따른 네거티브에 쉽게 흔들리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유세를 돕기 위해 이재명 후보의 옆에 함께 서 있던 부인 김혜경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한 우리 국민들이, 과거 세력들이 만들어내는 네거티브·허위사실 유포·근거 없는 헛소문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확신한다"라면서 "아마도 이번 지방선거가 저들의 마지막 구태 정치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이번 선거 통해서 보여 드리겠다"라며 말을 마치고 다음 유세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떠났다.
한편, 부천역 북부 광장 한쪽에는 전국민주노동합총연맹 경기도본부 부천시흥김포지부 소속 조합원 1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항의하며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