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연일 5.26 남북정상회담(2차 남북정상회담) 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북미정상회담 개최의 마중물 격인 남북회담의 성과에 대해서는 내용보다 "형식"을 강조하며 깎아내리기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특히 북한이 비핵화 첫 단추로 제시한 지난 24일 함경북도 풍계리 길주군 핵실험장 폐기 의식이 "빈 갱을 놓고 쇼를 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서는 "비정상적인 사람"이라는 딱지를 붙였다.
홍 사무총장은 28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시 북측 관계자가) 실험장 주변에는 제비와 개미, 개구리가 살고 있고 청정물이니 마셔보라 했다는데 이것을 뒤집어보면 여기에 핵이 없었다고 봐야 한다"라면서 "핵 물질을 딴 데 옮겨 놓고 쇼를 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북측 관계자는 군 막사 처마에 있는 제비집과 갱도 옆 관측소 주변 개울을 두고 공동취재단에게 방사능 안전을 강조한 바 있다. 홍 사무총장은 이어 "시간이 가면 이 부분은 사실로 밝혀지리라 본다"라면서 "절차 없는 깡패 같은 정치에 우리가 현혹돼 6.13 선거가 제대로 되겠나"라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또한 "이 비정상국가의 비정상적 지도자를 문재인 대통령도 따라서 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라면서 "비정상이 정치 한복판에서 행동한다면 6.13 지방선거가 정상적으로 국민 알 권리를 표현할 기회로 주어지겠는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
미국도 "아주 잘 됐다"는데... 김성태 "새 내용 없이 의심만 사"김성태 원내대표는 2차 남북정상회담을 "대한민국은 (미국의 동맹국이 아닌) 북한 편이라는 의심만 산 회담"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내용 없이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신용보증인 노릇을 한 것"이라는 혹평도 뒤따랐다. 한미동맹을 그르친 섣부른 외교 실책이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한국당의 우려와 달리, 되레 미국은 이번 2차 회담에 신중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담이 열린 26일 오후 취재진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주 잘 진행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절차적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국가 간 외교에서 내용도 중요하지만 형식 자체가 중요한 적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면서 "국민 눈까지 속여 가며 잠행을해야 했는가"라고 맹비난했다. 당시 군 통수권 이양에 대한 의문도 던졌다. 김 원내대표는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적성국 북한과 만나고 있었다"라면서 "그 2시간 동안 김동연 부총리에게 군 통수권을 이양하고 제대로 만났는지, 그 사실을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이 같은 공세에 "유감"을 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잘못되기를 기다렸다는 듯 황당한 태도를 보이는 보수 야당에 유감을 보내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바람이 불면 알곡과 쭉정이가 가려진다고 하는데, 누가 진짜 안보 세력이고 가짜 안보 세력인지 국민에게 똑똑히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특히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를 겨냥 "제1야당 대표가 2차회담을 김 위원장이 위기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둥 가짜뉴스를 만드는 데 나섰다"라면서 "(김 원내대표는) 북미회담 취소가 나오자마자 '김칫국 외교'라는 비아냥을 서슴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보수 정당이라고 이름을 붙이기에는 보수라는 이름이 부끄럽다"라면서 "철지난 색깔론과 저급한 네거티브는 국민이 심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