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한 데 대해, 백악관이 추가로 배경 설명을 내놨다. 백악관 측은 24일 오후(미 현지시간, 한국시간 25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회담 취소 이유로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중단했다"라고 주장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익명을 전제로 한 기자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배경에 여러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데 대한 '신뢰 부족' '북미간 직접 대화 단절' '북한의 '비난 성명' 등이 그것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특히 북한 측이 싱가포르에서 하기로 한 실무회담에 나오지 않았다면서 "기다리고 기다렸지만 북한 측 관계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 측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우리를 바람맞혔다"(waited and waited, the North Koreans never showed up. The North Koreans didn't tell us anything)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측 주장으로, 아직 이에 대한 북한 측 설명이나 해명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지난 몇 주간 미국은 북한과의 의사소통을 위해 수많은 시도를 했지만, 그들은 응답하지 않았다"라면서 "지난 주 우리가 받은 첫 번째 의사소통은 선전물(a propaganda release) 형식이었다"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최근 발표했던 적대적인 성명도 거론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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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이런 (북미 간의) 대화 중단은 심각한 신뢰 부족(A profound lack of good faith)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앞선 일련의 상황들을 나열해 볼 때,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계속 준비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는 게 요지다.
백악관 "공개 서한, 트럼프 대통령이 구술해 쓴 것... 북한 성명, 인내의 한계였다"
이 관계자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 보낸 '회담 취소' 공개서한을 거론하며 "그 서한의 모든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직접 구술해서 쓴 것"(The president dictated every word of the letter himself)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악관 다른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대변인 명의 성명을 회담 취소 이유로 꼽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외무성 최선희 부상 명의로 발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에 대해 "무지몽매한 소리" "횡설수설 했다"는 등 강하게 비판한 내용이 그것이다.
이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 만들었다"라며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러려면 북한은 수사(발언)를 바꿀 필요가 있다. 여전히 뒷문은 열려 있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미국 현지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해 "매우 유감"이라며 계속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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