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3월 중순이면 진달래가 피고 온갖 꽃들이 앞 다투어 피어대기 시작하지만, 해발 1193m인 팔공산 정상은 이제 봄이 오기 시작했다. 진달래가 피고 민들레가 피고 오미자 잎이 반쯤 나오고 그렇다.
예전에는 군사 보호지역, 상수도 보호구역이라 정상까지 접근이 어려웠지만, 지자체와 군부대의 협의로 정상의 길을 틔워주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오래전에는 사람들이 군사 보호구역인 줄 모르고 산천 경치에 심취되어 군부대 근처로 접근했다가 군에 의해 체포되어 각서를 쓰고 돌아간 이들도 종종 있었다.
지자체에서 팔공산 정상에 '하늘정원'이라는 공원을 조성하여 둘레길도 만들고, 꽃도 심고, 팔각정도 만들어 누구나 마음껏 관광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마을에 있을 때는 유난히 더운 날이었으나 정상에 오르니 바람도 많고 안개가 자욱하고 조금 쌀쌀했다. 기압이 낮아서 골이 아플 정도로 호흡이 가빴다. 안개 때문에 깎아 지른듯한 절벽을 제대로 볼 시간이 짧은 게 옥에 티였다.
안개가 없는 날을 택해 다시 가볼 예정이다.
잘 있거라, 팔공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