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또 오른다. 그러나 저 거대한 구조물을 넘을 길이 없다. 대구 신천의 잉어들이 이른 아침부터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산란철을 맞아 산란처를 찾기 위해 잉어들이 길을 나선 것인데, 그들 앞에 거대한 장벽이 놓인 것이다.
콘크리트 수중보, 물길을 막아 물을 가두어놓아 이것이 강이란 걸 인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 거대한 콘크리트 덩이가 잉어들의 길을 막고 있는 것이다.
산란을 위해서는 저 수중보를 넘어야 하는데 저 거대한 보를 도무지 넘어갈 길은 없어보인다.
산란이 막힌 신천의 잉어들의 처절한 사투의 현장을 보니 저 콘크리트덩이가 왜 필요한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원래 보란 것은 물을 막아 농사를 짓기 위해 설치하는 것인데, 신천은 대구 도심 한복판이라 농사를 지을 곳 자체가 없다.
그런데도 총 연장 20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신천에 수중보가 14개나 존재한다.
지금의 수중보란 것은 단지 물길을 막아 사람들이 보기 좋으라고, 도심의 미관을 더해주기 위해 설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물길을 가둔 콘크리트 보가 도심의 미관을 더해준다는 것도 의문이지만 인간의 왜곡된 눈요기를 위한 수중보 때문에 신천의 잉어들은 산란이라는 본능마저 거세될 위기에 놓였다.
과연 저 콘크리트덩이가 강이 왜, 아직도, 존재해야 하는가? 시민들의 지속적인 물음이 이어져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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