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지역 일부 단체들이 세월호 4주기를 앞두고 'OO아파트 주민 일동'이라는 명의로 "납골당(4.16생명안전공원)을 반대합니다"라는 현수막을 인근 아파트단지에 일제히 게재했다. 더 나아가 지난 주말 이들은 안산 주요 도심에서 해골이 그려진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납골당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에 한 아파트 주민이 최근 "세월호 납골당(4.16생명안전공원) 현수막 철거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손편지를 일일이 써 본인이 사는 아파트에 돌렸다.
이 손편지에서는 "OO아파트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전공원) 반대 시위까지 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판하며,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상처를 주지말고, 위로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가지면 좋겠다"는 내용이 쓰여있다.
이 손편지를 돌린 주민은 2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유가족분들을 응원하는 주민들도 많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좋겠다"면서 "힘내시라"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응원했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지난 2월 20일 세월호 유가족 요구를 받아들여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안산 화랑유원지에 4.16생명안전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과 일부 보수단체에선 이를 반대하고 있다.
다음은 손편지 전문이다.
세월호 납골당 현수막 철거를 요구합니다.
안전공원 조성은 4.16을 기억하며 더 이상 이 사회에 그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의지가 더 큽니다. 자식 잃은 부모들에게 상처주지 말고 그들과 공감하고 위로 할 줄 아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고 싶습니다. 집단 이기주의에 빠져 시위까지 하는 몰상식한 일은 우리 자식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OO아파트 주민들만이라도 성숙한 어른들의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성숙한 시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가 진짜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