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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진행된 '금감원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최흥식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12월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진행된 '금감원 출입기자 오찬간담회'에서 최흥식 금감원장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 ⓒ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아온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사의를 밝혔다. 최 원장이 과거 KEB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 때 자신의 친구 아들을 추천했다는 의혹이 나온 지 사흘 만이다.

12일 최 원장은 금감원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의혹 제기에 대해) 본인은 하나은행의 인사에 관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당시 본인의 행위가 현재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수 있다"며 "금융권의 채용비리 조사를 맡은 금융감독원의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라도 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최 원장은 "금융기관의 공정한 채용질서 확립은 금융시장 발전의 출발점"이라며 "그 점에서 금융감독원의 역할은 막중하다. 본인의 사임이 조그마한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별검사단 운영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오전 최 원장 의혹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사단을 꾸려 자료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발표했었다.

최흥식 원장 돌연 사의 "채용과정 개입 없었지만 공정성 담보를 위해 물러날 것"

이에 앞서 <주간조선>은 지난 2013년 최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할 때 대학 동기인 L씨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채용에 응시한 L씨 아들을 추천했다고 보도했었다. 이에 최 원장은 별도의 자료를 통해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었다.

또 금감원 차원에서 별도의 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히 조사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최 원장은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기자와 통화에서 "어떤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인지, 사실에 부합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별검사단을 구성해 제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었다.

금감원 주변에선 이번 의혹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커지자, 최 원장 스스로 크게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정치권까지 나서 최 원장에 대한 비판 성명이 나오고, 청와대까지 관련 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김정태 회장 3연임 돕기 위한 악의적 문제제기라면 강력 처벌"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다.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은 별도 성명서에서 "금감원장에 대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임은 물론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 사건이 KEB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사건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부적격성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허 위원장은 또 "특히 이 의혹이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돕기 위한 악의적인 허위 문제제기라면, 그 또한 사실관계를 밝혀 사법 처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부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경우 최순실씨의 요구로 계열사인 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하면서 은행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오는 23일 김 회장의 연임 등을 묻는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김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 금융당국도 김 회장에 대한적격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최흥식#하나은행#하나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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