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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귓속말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귓속말 하고 있다. ⓒ 남소연

문재인 정부의 대북특별사절단(아래 대북특사단) 파견에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으로 규정하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문에는 급기야 '체제전쟁'을 선포하며 거리 시위까지 불사했던 한국당은 "빈손으로 돌아올 게 뻔하다"라면서 11년만의 대북특사단 파견을 깎아 내리는 모습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핵은 폐기의 대상이지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어차피 대북 특사는 빈손으로 돌아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라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북한에 명분만 쌓아주고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상황이 초래되지 않길 바란다"라며 "특사단이 북한에 놀러 가는 것이 아닌 이상 방북 목적은 명확히 한반도 비핵화에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가 (북미 대화의) 중재 역할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마당에 눈치보기만 하고 말 것"이라며 "북핵을 놓고 어떠한 타협도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당내 '북핵폐기특별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부산 중구영도구)도 "폭정을 일삼은 김정은과 좋은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인 것 같지만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라며 "정부는 남북 대화가 없음을 당당하게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라고 강변했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국회 국방위원장, 경기 안성시)도 "대북특사단의 면면을 보면 대부분 북한에 프렌들리한(우호적인) 분들"이라며 "남북 관계가 겉으로는 훈풍이 부는 것 같지만 비핵화 전제 없는 남북 대화는 자칫 핵북풍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의당 "이럴 바엔 '저주한국당'으로 바꿔"

 비핵화 북미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1박 2일 일정으로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한다. 특별사절단은 수석 특별사절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꾸려졌다.
비핵화 북미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이 1박 2일 일정으로 5일 오후 특별기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한다. 특별사절단은 수석 특별사절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으로 꾸려졌다. ⓒ 연합뉴스

반면 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주요 원내정당들은 정부의 대북특사단 파견을 환영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대북특사단을 비판하고 나선 한국당에 초당적 협조를 촉구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특사단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대화의 여건을 성숙시키는 첫 단추 되길 희망한다"라며 "대북특사단 파견을 계기로 중대한 국면을 맞게 될 한반도에 여야 모두가 주인의 자세로 나서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는 어느 정당이나 정부만 잘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을 중심으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도 "확고한 한미동맹 속에서 긴장 해소를 위한 대화 국면을 주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은 대단히 시의적절하다"라며 "한국당은 남북 소통의 기회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거나 색깔론 시비를 자제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말했다.

공동 교섭단체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대북특사단 파견을 환영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특사단을 환영한다"라며 "특사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의 초석을 놓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병완 원내대표도 "평창 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 평화체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잘한 일"이라며 "한번에 모든 걸 할 수 없기에 성과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정의당은 보다 적극적으로 한국당 비판에 나섰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는 대북특사단이 북핵 완성의 시간 벌기일 뿐이라며 평가 절하하고, 한미일 동맹의 균열이 우려된다고 주장하며 막무가내식 비토(veto)를 놓고 있다"라며 "한국당의 시계만 거꾸로 돌아갈 뿐 한반도는 두 번 다시 전쟁과 공포, 대립과 분열의 10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대북 특사 파견이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녹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한국당은 '비핵화의 전제 없는 대북특사단은 북핵 개발 축하 사절단에 불과하다'는 저주를 쏟아냈다"라며 "이럴 바에는 당명을 '자유한국당'에서 '저주한국당'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주선-유승민, 미묘한 온도 차... "최고의 기회" "성과 보고 대응"

바른미래당도 정부의 대북 특사 파견에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였지만 국민의당 출신인 박주선 공동대표와 바른정당 출신인 유승민 공동대표는 또다시 대북관의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박 공동대표가 대북특사단을 "남북 관계를 돌파할 최고의 기회"라고 추켜세운 반면 유 공동대표는 "성과를 보고 대응하겠다"고 해 논평을 미룬 것이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광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특사단 파견이 교착된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열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라며 "큰 성과를 기대한다"라고 환영했다.

박 공동대표는 대북특사단에 "최대한 노력해서 한미동맹의 굳건한 지원 속에서 (대북 문제가) 해결되길 기원한다"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가 성사되고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대화를 성사시켜 오길 바란다"라고도 주문했다.

반면 유승민 공동대표는 "대북특사단에 대한 자격 시비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그 결과에 따라 판단하고 대응하겠다"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유 공동대표는 "북한이 핵미사일 포기할 의사가 없고 핵 보유국으로 미국과 대화한다는데 대북특사단이 간다고 문제가 해결되리라 생각하면 순진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공동대표는 또 "대북특사단을 보냈는데 비핵화가 거부되면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라며 "정부는 (북한에) 비핵화 없이는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가 의미 없다고 말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양 지도부의 대북관에 대한 의견 차가 또다시 드러난 것이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을 수석 대북특사로 서훈 국가정보원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이 포함된 대북특사단은 1박 2일 일정으로 5일 오후 2시 평양으로 출발한다.


#대북특사#자유한국당#유승민#박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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