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창당준비위·의원들이 참석한 오늘자(1320차) 수요시위, 이용주 의원으로부터 황당한 질문을 받았다. 정대협 신문 표지와 지금 내 얼굴을 보더니 '1년 새에 팍 늙어버렸네요. 팩을 하나 사드려야겠네요' 한다. 참가자들을 챙기느라 바쁜 나를, 그것도 처음 만난 내게 던진 첫 마디였다. 과히 폭력적이다."31일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가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소위 '얼평(얼굴평가, 외모평가)'을 한 일로 인해, 부장검사 출신인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전남 여수시갑)이 성희롱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윤 대표는 이날 "그게 이 의원이 처음 만난 내게 던진 첫마디였다"라며 페이스북에 '미투(Metoo: 나도당했다)' 태그를 달아 글을 올렸다. 그는 "시위 끝나면 항의하려고 했는데 시위 중간에 그냥 가버렸다. 끝까지, 진지하게 참석하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정치인들을 나는 오늘도 봐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관련해 "전혀 그런 의도로 말한 건 아니었다. 1년간 얼굴이 많이 상했다, 고생한다는 뜻으로 말한 거였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팍 늙었다'란 말을 쓰진 않았다. '고생으로 얼굴이 많이 상하셨다. 다음엔 팩이라도 사드리겠다'라고 말한 건 맞다"며 "그래도 기분 나빴다면 사과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재차 "그분이 기분 나빴을 수 있다"면서도 "저도 공적인 사람이고 그분도 공적인 사람이지 않나. 전혀 모르는 사람이면 그런 말 하겠나", "(얼굴을 알고 있으니) 친근하게 대하려는 차원에서 그런 말을 한 거다. 공적인 사람 간에 그 정도는 익스큐즈(excuse: 양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부연했다.
"저도 (정치인이다 보니) 그런 말을 듣는다.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너무 젊어보인다', '어디 아프신지 얼굴이 안 좋다' 이런 말 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이 이원은 또 "사과하려 했는데 전화가 꺼져 있더라. 만나서 사과할 수도 있다"며, 전화를 끊기 전 기자에 "오해하지 말아달라. 제가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인권 감수성이 빵점'이라며 비판했던 윤 대표는 이날 오후 뒤늦게 재차 글을 써 "이 의원이 메시지로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 그 사과를 받아들인다"라고 썼다. 그는 "이 의원이 바로 사과해 줘 고맙다"면서도 "일상적인, '생각 없이 뱉은 말'이 누군가엔 모멸감을 주고,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계속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전날(30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검찰 내 성추행은) 위계문화가 성폭력, 성희롱에 둔감한 조직문화와 결합돼서 증폭이 된다. 검찰에 성희롱, 성폭력을 좀 가볍게 생각하는 그런 문화가 있기는 하다"며 "검찰 문화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지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