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다. 김치찌개는 된장찌개와 더불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요리다. 밥상에서 늘 대하는 김치찌개지만 맛을 내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김치찌개 맛은 기본 맛국물과 김치가 좌우한다.
묵은 배추김치를 넣어 보글보글 끓여낸 김치찌개다. 1인분에 1만원으로 둘이 먹어도 될 만큼 넉넉하다. 이집의 김치찌개는 여느 집과 달리 멸치가 들어가 있다. 이 멸치들이 김치찌개 맛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린다. 멸치육수도 아니고 김치찌개에 통 멸치라니 참 별나다.
김치찌개에 통 멸치 넣어 보글보글~, 그 맛 별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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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절임과 시금치나물 돌산갓김치 등 남도 특유의 맛을 품은 반찬들이 맛있다.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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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 역시 걸다. 고추절임과 시금치나물 돌산갓김치 등이 남도 특유의 맛을 품었다. 이들 반찬에서 전라도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진다. 문득 집밥이 그립거나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때면 이곳 반찬들이 다시 생각날 거 같다.
게미가 담긴 반찬들은 참 맛깔지다. 김치찌개 없이도 밥 한 그릇은 뚝딱 해치울 정도다.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행운이다. 다양한 먹거리가 있지만 그냥 평범할 수도 있는 김치찌개에서 얻은 만족감이 좋다.
두부와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넣어 보글보글 끓여낸 김치찌개는 날씨가 쌀쌀한 요즘에 썩 잘 어울린다. 겨울철에는 이렇듯 따끈따끈한 국물 요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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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치를 볶아 넣어 일반 김치찌개와 달리 맑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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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에 이어 24년 전 서울에서 내려온 큰 며느리 김정란씨가 대를 이어간다. 며느리를 만나봤다.
"서울에서 내려온 지 24년 됐어요.""멸치육수보다 멸치를 넣는 게 더 맛있어요. 멸치를 볶아서 수분을 제거하고 넣어야 맛있어요. 고기는 오로지 삼겹살만 넣어요."김치찌개 국물은 콩나물을 삶아 우려낸 맛국물이다. 여기에 묵은지와 삼겹살, 두부 등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낸다. 돼지고기는 삼겹살을 사용해 그 풍미가 한층 더해졌다. 멸치는 볶아서 넣어 구수한 맛을 끌어냈다. 이 때문에 일반 김치찌개와 달리 맑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그냥 자랑할 게 없는데요. 묵은지에 시원한 콩나물 육수를 사용해요. 고기를 풍족하게 줘요. 정직하게 장사해야 돼요. 김치찌개는 셋이 와서 2인분만 시켜도 넉넉하게 드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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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찌개는 된장찌개와 더불어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요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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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점을 함께 운영하는 이곳 식당은 고기가 맛있는 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고기 구이와 돼지고기 두루치기가 인기메뉴다. 한번쯤 먹어볼 만한 음식들이다. 김치찌개 맛을 보고나니 은근 다른 음식들도 먹고픈 욕심이 생긴다. 다시 한 번 찾아야겠다.
김치찌개는 집집마다 고유한 맛을 지녔다. 자주 먹어도 쉬 물리지 않는 음식이다. 별다른 음식 솜씨 없어도 누구나 쉽게 끓일 수 있다는 게 김치찌개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돼지고기 대신 참치 캔이나 꽁치 통조림을 넣어도 맛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