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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교 아래 쪽에 있는 '동기 이경순 시비'.
진주교 아래 쪽에 있는 '동기 이경순 시비'. ⓒ 윤성효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앞으로 옮겨진 형평운동기념탑.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 앞으로 옮겨진 형평운동기념탑. ⓒ 윤성효

진주성 앞 진주대첩광장 조성사업으로 시민들이 세웠던 '형평운동기념탑'이 임시로 옮겨져 세워졌고, '동기 이경순 시비'도 옮겨진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이곤정)는 10일 경남 진주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앞 야외전시장에서 '형평운동기념탑 임시 이설 고유제·제막식'을 거행했다.

형평운동기념탑은 형평운동기념사업회가 김장하 전 이사장을 비롯해 시민 1500여 명의 성금을 모아 진주성 정문 앞에, 1996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에 맞춰 세워졌다.

'형평운동'은 1923년 진주에서 만들어진 '형평사'가 벌인 백정 신분 해방운동을 말한다. '저울(衡)처럼 평등한(平) 사회를 지향하는 단체(社)'라는 뜻이다.

진주시는 진주성 앞에 '진주대첩광장'을 조성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형평운동기념탑이 광장 부지 안에 있어, 진주시가 '조형물 이설 작업'을 벌인 것이다.

현재 광장 조성 현장은 문화재 시굴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진주시는 형평운동기념탑을 옮긴 곳에 그대로 세워둔다는 입장이지만,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시굴 작업'이 마무리되면 원래대로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주대첩광장 부지 쪽에 있는 '동기 이경순 시비'도 옮긴다. 시비는 광장과 붙어 있는 진주교 아래 쪽에 있다. 시비는 1989년 4월 9일, 이명길 시조시인(작고)과 박노정 시인 등이 힘을 모아 세웠다.

진주에서 태어났던 동기(東騎) 이경순(1905~1985) 선생은 일본에 유학했고, 진주농림학교 교유(敎諭), 남해 창선중고등학교 교장, 진주상업고등학교 교장 등을 지냈다.

선생은 유학시절부터 광복 전까지 동경의 '흑우회(黑友會)'에 가담하여 사상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광복 이후 1946년 진주에서 동인지 <등불> 발간에 참여했으며, 968년 시집 <태양이 미끄러진 빙판(氷板)>을 펴냈다.

시비에는 이경순 시인의 시 <저 언덕>(내가 쏜 화살은 / 어디만치 가는고 // 구름 날고 바람 부는 / 저 언덕 고개 넘어 / 오늘도 겨냥판 거리가 멀다)이 새겨져 있다.

이명길 시조시인은 빗돌 아래에 "1905년 나서 1985년에 가다 돈키호테를 닮고자 아호를 동기라 하다. 고고한 학처럼 해맑은 모습으로 저항하며 살아온 청빈한 세상 동경유학 치과의사가 교육자가 되시니 타협을 모르는 별난 교장이셨다. 오로지 진주만을 지키신 아나키스트로 허무주의 문학 속에 즐긴 백구의 노래, 불의를 향하여 쏜 임의 화살은 지금도 낚싯대에 해가 걸린 공중에서 울고 있다"라고 써놨다.

이 시비는 남강 건거 진주 망경동 문화거리 쪽으로 옮긴다. 박노정 시인은 "진주시에서 시비 이전을 하기로 했다"며 "시비를 옮기는 작업이 마무리 되면 별도로 제막식을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주 형평운동기념탑.
진주 형평운동기념탑. ⓒ 윤성효



#진주성#진주대첩광장#형평운동기념탑#동기 이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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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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