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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러스트 : 에이삐
* 일러스트 : 에이삐 ⓒ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사회에 만연한 갈굼 방식

일터에 계시던 아주머니 한 분이 기억에 남는다. 관리자 직급이던 그녀는 나만큼 큰 아들이 있다며 나를 잘 챙겨주었다. 고정관념을 깨라는 그녀의 말에 반한 나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었다. 하지만 곧 머리는 쓰라고 있는 것이라는 그녀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깨어져 버렸다.

난 그녀의 언행이 부당하다고 생각해서 그녀에게 상처를 받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나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 전에 그녀가 신경질적인 말투로 큰소리를 지르던 것이 떠오르는 바람에 그제 서야 그 분의 성격을 파악하고 점점 마음속으로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싸해지는 직장 내의 분위기를 느꼈다. 그리고 터질 것이 터졌다.

하루는 갑자기 그녀가 사무실에서 나와서 나에게 화를 내며 안 되어 있는 일들을 지적했다. 지금 당장 하지 않아도 될 급하지 않은 일이었고, 꼭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지적으로 당황스러운 찰나에,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그녀에 의해 옆에 있는 동료와 함께 같이 사무실로 불려갔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그동안 했던 실수들을 나열하고는 동료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동료가 나와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했다는 말을 전했다. 하지만 동료의 얼굴은 그게 아니라고 하고 있었다.

관리자의 말은 시작되었다. "시현씨는 참 일을 못하는 사람 같아. 한번만 더 이런 일 생기면 그 땐 그만두라고 할 거야." 이 일에 경력도 있고 자신도 있었던 나이기에 그 말이 서럽게 느껴졌다. 잠시 후, 그녀는 내가 전에 그녀의 언행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 다음의 말이 할 말을 잃게 만들었다.

"상사가 말하는데 어디 토를 달아."

그 사건 이후, 힘든 것이 있으면 말을 하라던 그녀의 말에 진심으로 답할 수 없었으며, 사람이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소통을 표방한 그 말이 내 발목을 잡으려는 족쇄인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렇게 진심을 드러내지 않고 속으로 숨기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었다. 소통이 사라진다는 슬픈 결말이다.

사실 더 분했던 것이 있었다. 맞은편에서 나를 혼내는 사람이 했던 말을 다른 곳에서 똑같이 들어본 적이 있었다. 상황과 말투만 달랐지, 갈구는 방식이 소름이 돋도록 같았다. 난 그 부당함에 저항하지 못하는 약자의 입장이어서 더 슬펐던 것이다. 그동안 겪었던 관리자들의 갈굼 방식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부당함에 이의를 제기하는 순간, 엄청난 보복이 돌아온다는 것을. 그렇게 일을 그만두고 나에게 돌아온 건 짧은 흰머리 다섯 가닥과 우울증이었다.

우리는 결국 변할 수밖에 없다

주위 친구들에게 상사의 괴롭힘에 대해 이야기하면, 대부분 공감해주며 힘내라고 격려해준다. 우리는 직장에서 상사의 부당한 언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하며, 마음 한 구석에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저장해둔다. 사실 나 역시 상사들의 갈굼 방식에 익숙해져서 나중에 아랫사람에게 똑같이 할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바꿈 세상을바꾸는꿈의 홈페이지에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바꿈#글쓰기분과#청년네트워크#꼰대#돌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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