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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천안 충남집의 순대국밥이다.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 천안 충남집의 순대국밥이다. ⓒ 조찬현

멋진 볼거리와 맛있는 먹거리가 있어야 여행이 즐겁다. 물론 잠자리도 편해야 한다. 그러나 여행의 즐거움 중 그 으뜸은 단연 먹거리다. 그 지방의 특색있는 향토 음식을 맛봤을 때 그 기쁨은 더해진다. 오랜 세월 쉬이 잊히지 않고 머릿속에 기억된다.

맛은 기억이고 추억이다. 우리가 어머니의 손맛을 최고로 친 이유도 어머니가 해준 음식이 세상에서 처음 맛본 음식이기 때문이다. 어느 지방을 여행하다 어릴 적 먹었던 맛을 찾았을 때의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맛있는 음식에서 추억이 아른거리고 어머니의 목소리와 숨결이 들려오는 듯하다. 그래서 우린 늘 어머니의 손맛을 찾아 헤매는지도 모르겠다.

음식은 지역의 특색과 자연의 맛을 잘 살려내야 한다. 충청도 음식하면 언뜻 떠오르는 것이 충남 천안의 병천 순대다. 그래서 병천 순대로 나름 유명하다는 충남집을 찾아가 봤다. 더불어 현지인이 추천한 세종시의 곤드레 추어탕도 함께 맛보자.

[하나] 착하고 맛있는 순대국밥, 천안 '충남집'

 병천 순대는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병천 순대는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 조찬현

순대국밥은 서민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이다. 가격이 착한데다 푸짐하기 때문이다. 퇴근길 뜨끈한 순대국밥에 소주 한잔은 행복이다. 순대국밥은 한 끼니의 식사로, 때론 술안주로 아주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즐겨먹는다.

천안의 병천 순대가 유명한 이유는 읍내에 햄 공장이 생겨나면서부터다. 1960년대 이후 이곳에 햄 공장이 세워지자 시장 사람들은 햄을 만들고 남은 돼지 내장으로 순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순대국밥집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순대골목이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현재 20여 곳의 업소가 성업 중이다. '병천 순대' 상호를 사용하는 업소가 전국적으로 1000여 곳이 넘는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로 놀랍다.

병천 순대는 돼지 부산물인 돼지 작은창자에 양배추와 당면 등 20여 가지 식재료로 속을 채워 만든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만든 순대와 돼지 뼈를 푹 고와 낸 사골국물에 내장과 머리 고기를 넣어 순대국밥으로 끓여낸다. 병천 순대 거리에 가면 이름난 집들이 많지만 그중 지역민이 추천한 충남집이다. 충남집은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도 소개된 바 있다.

 순대 한 접시에는 피순대와 더불어 오소리감투(돼지 위) 돈설(돼지 혀)이 함께 담겨있다.
순대 한 접시에는 피순대와 더불어 오소리감투(돼지 위) 돈설(돼지 혀)이 함께 담겨있다. ⓒ 조찬현

 천안 충남집의 음식 가격표다.
천안 충남집의 음식 가격표다. ⓒ 조찬현

돼지의 창자 중 작은창자를 이용한 병천순대는 대창이나 막창 순대와 달리 그 굵기가 작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낸 순대는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순대국밥 외에 따로 주문한 순대 한 접시에는 피순대와 더불어 오소리감투(돼지 위), 돈설(돼지 혀)이 함께 담겨있다. 가격은 1만 2000원이다. 나름 만족스러웠던 순대국밥에 비해 별 감흥이 없다.

따뜻한 순대국밥 한 그릇이다. 순대와 돼지내장이 듬뿍 들어있다. 뚝배기의 열기를 보아하니 토렴해서 내온 듯하다. 남도의 국밥처럼 뚝배기를 가스 불에 올려 설설 끓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추운 겨울에는 뜨거운 국밥을 호호 불어가며 먹어야 제맛이다. 국밥의 양은 혼자 다 먹기 버거울 정도다. 후한 인심이다.

돼지 사골 뼈를 푹 고와내 국물 맛이 깊은 데다 순수하고 깔끔하다. 취향에 따라 다진 양념을 얼큰하게 풀어 먹어도 좋겠다. 순대국밥 한 그릇의 가격은 7000원으로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병천 순대국밥이 착하고 맛있는 충청도의 맛이라는 사실에 나름 고개가 끄덕여진다. 병천 순대는 이제 누가 뭐래도 명실상부한 충청도의 대표음식이다.

[둘] 먹을 것 없는 세종시? 추어탕 맛집 '곤드레 추어탕'

 추어탕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추어탕에 제피가루를 넣어먹으면 좋다.
추어탕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추어탕에 제피가루를 넣어먹으면 좋다. ⓒ 조찬현

찬바람 부는 가을은 추어탕의 계절이다. 추어탕은 춘향골 남원의 향토음식이다. 그런데 세종시에 아주 특별한 추어탕이 있다고 한다. 세종시 지인이 추천한 곳이다. 그 이름도 별난 곤드레 추어탕이다.

이 집의 추어튀김도 별나다. 추어튀김은 일반적으로 삶아낸 미꾸라지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 광주광역시 부길추어탕집은 미꾸라지에 깻잎을 도르르 말아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 그러나 이곳은 오이고추에 미꾸라지를 넣어 튀겨냈다. 오이고추의 아삭함과 미꾸라지의 고소한 풍미가 한데 어우러져 색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매콤하고 아삭한 식감의 여운이 좋다.

곤드레를 넣어 끓여낸 추어탕 맛 또한 무난하다. 곤드레 보다는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있다. 나름 이 지역에서 최고의 추어탕 맛집이라고 한다. 추어탕 한 그릇에 9000원이다. 다진 마늘과 청양초, 들깻가루를 적절하게 추어탕에 첨가하면 그 풍미가 더해진다.

 곤드레 추어탕과 추어튀김 기본 상차림이다.
곤드레 추어탕과 추어튀김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추어탕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추어탕에 제피가루를 넣어 먹으면 좋다. 물론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지만 제피가루를 넣어야 비로소 추어탕 맛이 완성된다. 제피는 천연 향신료이자 우리 몸에 이로운 한약재다. 독성을 풀어주고 몸속의 기생충을 없애주며 통증을 가라앉혀 준다. 또한 위를 튼튼하게 해준다.

추어탕의 효능을 살펴보니 고혈압과 당뇨병에 좋고 항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성인병 예방과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는가 하면 스테미너 보충에도 아주 그만이다. <본촌강목>에 "양기(陽氣)에 좋고,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하며, 초롱의 등심(燈心)에 익힌 것(煮)이 제일 맛있고, 양사(陽事)에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곤드레 추어탕은 곤드레와 무청 시래기를 듬뿍 넣어 맛깔지고 영양도 풍부하다. 보양식으로 더없이 좋을 듯하다. 이 가을, 추어탕 한 그릇 어떨까.


#병천순대#충남집#곤드레추어탕#세종시맛집#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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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2017 오마이뉴스 전국 일주 '지역이 희망이다'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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