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석 연휴도 지나가고 있습니다. 긴 연휴 뒤 이제는 일을 해야 합니다. 사람이 사는 것은 일과 휴식의 반복입니다. 때마다 정해진 휴식은 일에 활력을 주고, 삶의 리듬을 더욱 알차게 만들기도 합니다. 추석은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조상님의 은덕을 감사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사람 사이에 고마움을 표시할 때 말만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주고 받기도 합니다. 조상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때에 따라서 얻는 제철 먹거리나 상징성을 지닌 물건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추석 때 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가족이 모여서 송편을 빚어서 조상신에게 올리고, 가족끼리나누어 먹으면서 조상신의 은덕을 고마워했습니다. 송편은 말 그대로 소나무 향이 나는 떡으로 조상신 때 올리는 제물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송편은 주로 반달을 닮았습니다. 차고 기우는 달 모습 가운데 반달을 본떠서 만들었습니다. 사람에 따라서 둥근 달을 만들기도 합니다. 달 모양 송편을 빚고, 조상신에게 올리고 먹는 행위는 조상신의 기운을 달 기운에 의탁해서 고마워하고, 그것을 먹으면서 몸으로 느끼고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힘과 결심이기도 했습니다.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추석 때 우리와 비슷한 먹거리를 만들어서 먹습니다. 그것을 월병이라고 합니다. 둥근 월병은 둥근 보름달을 닮았습니다. 주로 중국 남부 지방 풍습이라고도 합니다.
월병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가족이 만들어서 조상신께 올리고, 가족이나 친척끼리 나누어 먹습니다. 우리의 떡과 달리 과자에 가깝기 때문에 오래 두고 먹을 수도 있고 친지에게 보내주기도 합니다. 마침 이번 추석 때 중국 월병을 맛보았습니다.
월병은 원래 소로 은행, 살구, 호두, 참깨 해바라기 씨 등을 넣어서 만든다고 합니다. 이번 맛본 월병 가운데 팥이나 연밥, 코코넛 우유 등으로 만든 것도 있었습니다. 월병을 상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상품을 만드나 봅니다. 이것들은 월병을 본떠서 만든 과자에 가까웠습니다.
추석은 우리나라나 중국이나 조상신께 한 해 수확을 감사하고, 앞으로의 무병장수를 기원합니다. 만들어서 먹는 송편이나 월병은 달을 본떠서 만들었습니다. 다만 모습이 조금 다르고, 안에 넣는 소가 조금씩 다릅니다. 어쩌면 이것이 문화와 환경의 차이가 가져다준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일본 학생들에게 주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