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줄면서 여행수지 적자가 심해졌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6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여행수지 적자는 77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2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이는 국내 여행객들이 해외에서 쓴 돈이 외국인 여행객들이 국내에서 쓴 돈보다 더 많았고, 이런 상황이 더 악화시켰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정규일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우리나라에서 여행으로 출국한 사람의 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반면 지난 3월 중국이 한국 단체여행 금지조치를 내리면서 관광객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국장은 "또 여러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면서 다른 나라 여행객도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기준 중국 여행객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6.4% 감소했고 일본의 경우 6.9%, 미국 여행객은 2.6%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6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를 찾은 여행객들은 작년 같은 달보다 36.2%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보다 16.7% 줄었다. 이런 영향으로 상반기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가 커진 것이라고 한국은행 쪽은 분석했다.
경상수지 흑자도 줄어...지난해보다 154억달러 감소이에 따라 서비스수지 적자폭도 커졌다. 올해 상반기 서비스수지 적자는 157억4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79억1000만달러 늘었다. 이 가운데 운송수지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5000만달러 흑자에서 올해 상반기 22억8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또 가공서비스 적자는 같은 기간 26억8000만달러에서 30억3000만달러로 확대됐다.
또 상품수지 흑자폭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624억90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583억5000만달러로 감소했다. 이 중 수출은 같은 기간 약 2465억6000만달러에서 약 2819억2000만달러로 소폭 늘었다. 이와 함께 수입은 약 1840억7000만달러에서 약 2235억7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를 올해 6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수출은 513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증가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선박 등의 수출은 늘어난 반면 정보통신기기, 가전제품 등의 수출은 감소했다.
또 6월 수입은 작년 같은 달보다 19.8% 늘어난 406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21.9%, 23.2%, 6.6% 증가한 영향이다.
이런 영향으로 서비스수지, 상품수지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 폭이 대폭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상반기 36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기(516억9000만달러)보다 154억2000만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