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일터괴롭힘이 심각하다. '복수노동조합' 시행 6년째를 맞아, 특히 소수노조에 대한 괴롭힘이 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제도 개선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금속노조 경남지부 주관으로 열린 "복수노조 사업장 내 노조탄압과 일터 괴롭힘 현황, 노동조합의 대응 토론회"에서 노동자와 전문가들이 다양한 사례와 견해를 쏟아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복수노조 사업장 내 노조탄압과 일터 괴롭힘 현황, 노동조합의 대응 토론회"를 주관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2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복수노조 사업장 내 노조탄압과 일터 괴롭힘 현황, 노동조합의 대응 토론회"를 주관했다. ⓒ 윤성효

먼저 현장의 괴롭힘 사례들이 소개되었다. 이경수 금속노조 대림자동차지회장은 "현장 괴롭힘이 심각하다. 대림차 안에서 금속노조는 소수 중의 소수다"며 "회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면 우리는 왕따에다 인신모독까지 당한다"고 말했다.

대림차는 2009년 정리해고를 했고, 금속노조 조합원 12명이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 이겨 복직했다. 이경수 지회장은 "한때 조합원은 850여명이 됐지만, 지금은 소수다"며 "정리해고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와해되었고, 개별 노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금속지회가 요구하는 사항은 수요하지 않고 교섭 시에도 소수노조의 요구나 의견을 반영하지 않으면, 무조건 부정하고 있다"고, "강제퇴직에 응하지 않는 조합원을 일이 힘든 라인에 발령하여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희망퇴직 시에는 퇴직을 강요하였고, 하루에 수차례 면담하고 대기발령과 현장대기 발령으로 협박했고, 일반 해고와 임금피크제를 일방적으로 실시하겠다며 조합원을 차별하고 탄압했다"고 밝혔다.

두산모트롤 사례도 소개되었다. 두산모트롤에는 2011년 7월 기업별노조가 만들어졌고, 그 전부터 있었던 금속노조 지회는 소수다. 손송주 지회장은 "의도와 적극성을 가지고 지속적, 반복적으로 소외시키거나 괴롭히는 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1개월 이상 업무에서 배제하는 행위가 있었고, 정당한 이유 없이 대기발령이나 전환배치, 교육훈련 등의 인사 조치가 있었으며, 부당인사와 인격 침해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 사례에서, 권오택 삼성테크윈지회 법규부장은 '인사 노무인력의 노조 탈퇴 공작', '사용자의 노조 탈퇴 계획수립과 조직적으로 실행된 부당노동행위', '단체협약 가입범위를 악용한 노조 탈퇴 공작' 등이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근로시간 면제자 활동 방해와 금전 불이익', '잔업과 특근 배제를 통한 금전 불이익', '부당전환배치' 등에 대해 설명했다.

박장철 금속노조 한국정밀기계지회장은 "2015년 3월 금속노조지회가 설립되었는데 한 달 뒤 기업노조가 설립되었다"며 "조합원 회유와 탈퇴, 공정대표 의무 위반 등의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관련 법령 미비"

김두현 금속노조법률원 변호사는 "복수노조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김 변호사는 '교섭창구단일화'에 대해, "현행 제도는 소수노조의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일부 제한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전면 제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행 제도에 따르면, 교섭대표노조가 되지 못한 소수노조는 사용자에게 직접 단체교섭을 강제할 수 없고,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쟁의행위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며 "교섭대표노조가 되지 못하면 사실상 헌법상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했다.

김 변호사는 "사용자로 하여금 친사용자성향 노조를 과반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하도록 유인이 발생하고, 교섭대표노조는 단체협약으로 소수노조의 근로조건까지 후퇴시킬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다"고 했다.

또 그는 "교섭창구단일화 절차 관련 법령이 미비한 점이 많아 현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섭창구단일화의 강제와 개별교섭시 사용자의 동의를 요하는 부분을 개선할 필요가 있고,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는 현 제도를 그대로 둔다면 적어도 교섭대표노조의 교섭권, 쟁의권, 단체협약체결권 행사를 소수노조가 견제하는 실효성 있는 장치를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은실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은 "일터 괴롭힘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집단성'을 상실하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달렸다는 것이며, 사용자가 노동조건을 최저(법률상)한을 넘어 최악(불법적)의 상태로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개선할 수 없다는 말"이라며 "이것이 바로 일터괴롭힘이 극도로 심각한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라 했다.

그는 "사용자의 권한을 남용한 일터괴롭힘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각종 징계와 해고 남발', '부서 변경과 전보 조치', '업무관리를 빌미로 한 감시 감독', '과도한 업무요구 또는 과소한 업무지시 등 업무의 차별적 부여' 등이 있다"고 했다.

또 "'교육과 잔업, 행사 등에 대한 배제행위를 통한 차별', '시설 이용 제한과 차별', '고소고발 등 사법수단 활용' 등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 '부당노동행위'와 '폭언폭행', '허위소문 유포'도 있다고 그는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일터괴롭힘에 대한 조직적인 대응과 사회화의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일터괴롭힘에 대한 논의를 모아 대응 방안을 현실화시키고, 앞으로 모든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복수노조#금속노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