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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복 인천시장이 19일 오후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의 사표를 반려했다. 황 사장이 사의를 표명한지 불과 이틀만이다(관련기사 : 인천관광공사 황준기 사장 돌연 사의 표명)

시 대변인실은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유 시장이 사표를 반려하고 (황 사장에게) '심기일전 해 소신껏 일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천의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사장이 물러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보고 사표를 반려했다"며 "심기일전해서 인천 관광 활성화에 주력해 달라고 황 사장에게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황 사장의 사의표명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부터 불거진 공사의 '비상식적 인사 전횡, 국제박람회 자금 임의유용 사건, 공기업 규정 위반 특정인 채용 의혹' 등에 대해 감사원이 시민단체의 공익감사 청구를 수용해 지난 12일부터 감사를 시작하자, 황 사장이 이에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명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확산됐다.

유정복 시장이 사표를 반려함에 따라 황 사장의 사의표명은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다. 황 사장은 다시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하지만 지방공기업 사장이 책임감 없는 돌발 행동으로 시와 공사 전체에 혼란을 야기하고, 또 사표 수리가 안 된 상태에서 시의회 본회의에 불참함으로써 의회를 무시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황 사장이 17일 사의를 표명한 다음 날인 18일, 시는 "사표가 공식적으로 도착하지 않아 수리여부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사표수리가 안된 상태에서 황 사장은 18일과 19일 연차를 내고, 19일 본회의에 불참했다.

19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 때도 황 사장의 사표수리 여부는 관심사였다. 일부 의원들은 사표수리가 안 된 상태에서 본회의에 불출석한 황 사장을 두고 "시가 사표수리를 안 했으면 출석했어야 했다"며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황 사장을 비판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는 황 사장의 '사의표명' 사태를 일종의 '항명파동'으로 보고 있다. 감사원 감사가 1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시 감사관실은 지난 17일 공사에 별도로 감사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지난 16일 시의회가 공사 업무보고 때 사장과 본부장이 업무차량을 사적 용도로 사용하고, 차량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에 시 감사관실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김명희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시의회가 비판하고 감사관실이 감사를 통보하자, 사장이 '사의표명'이라는 수를 들고 나와 유 시장에게 항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결국 유 시장이 반려하는 것으로 파동이 일단락됐다"며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인데 사의를 표하는 것도 적절치 않고, 사의를 표명할 때도 별다른 사유가 없었던 것만 봐도 술수였음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관용차를 사적으로 이용한 일은 문제가 있는 것이니 그 부분은 철저히 반성할 부분이다"라며 "이 외에 다른 문제가 없으면 최선을 다해 사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관광공사#황준기#유정복#인천시#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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