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이 지난 17일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황 사장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비상식적인 인사전횡, 국제박람회 자금유용 사건, 공기업규정 위반 특정인 채용 의혹 등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이달 본격화 되자, 책임을 통감하고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관련 기사).

인천관광공사는 황 사장이 17일 오전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같은 날 오전 공사 임원회의 때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황 사장의 사표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우선 공식적인 사표가 접수되지 않은 것도 있지만, 24일까지 이어지는 감사원 감사라 감사기간 중에는 사표수리가 안 되기 때문이다. 황 사장은 18일 오전 출근해 연차 휴가를 냈는데,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사장의 사표는 감사원 감사가 끝난 뒤 수리될 가능성이 높다. 유정복 시장이 사표를 수리할 경우 2015년 9월 공사 설립과 함께 취임한 황 사장은 임기 3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하게 된다.

한편, 관광공사는 지난 11일부터 규정위반 사장 측근 특혜채용 의혹과 국제박람회 협력업체 공금유용 의혹과 관련한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감사 기간은 24일까지다.

그리고 지난 16일 시의회가 공사 사장과 본부장이 업무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차량일지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 감사관실이 추가 감사를 통보한 상태였다. 이처럼 감사원 감사에 감사관실의 감사까지 더해지자 황 사장은 더는 직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3월 인천평화복지연대와 참여예산네트워크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청구내용은 2016년 인천국제해양안전장비 박람회 때 용역업체의 공금유용 사건과 2015년 측근채용을 위한 규정위반 맞춤형 모집 공고 의혹이었다.

공금유용 사건은 지난해 국제박람회 때 부스 판매와 홍보를 담당한 용역업체 D사가 일정기간 수익금을 유용한 사건이다(관련 기사).

공사는 1, 2회 박람회와 달리 지난해 D사 명의로 행사 수익금 관리를 위한 계좌를 개설해 관리하게 했다. D사는 수익금 4억 1700만 원 중 8000만 원을 임의로 유용한 뒤 최종 결산일로부터 10일이 지나 입금했다.

게다가 이를 인지한 공사 회계감사팀이 황 사장에게 감사를 건의했지만, 황 사장이 '자금이 회수됐으니 종결하라'고 해, 진행하지 못했다는 내부고발이 나오기도 했다.

규정위반 측근채용 의혹은 황 사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일 때 2011-2014년 3년간 같이 근무한 A씨가 지난 2015년 11월 2급 경력직으로 채용된 일이다.

공사 인사규정 상 2급 자격요건은 지방공기업 또는 정부투자기관 동일직급 3년 이상 경력자(1항), 공무원 5급 3년이상 경력자(2항), 기업체 부장급 5년이상 경력자(3항)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공사는 2015년 11월 3항을 '국제교류협력, 국제회의유치 관련 분야 10년이상 경력자 또는 이들 분야 팀장 5년이상 경력자'로 변경했다.

공교롭게도 채용 된 A씨는 1997년 7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약 12년간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서 국제회의와 국제교류협력을 담당했다. 공사가 변경한 자격요건과 A씨의 경력이 맞아 떨어졌다.

황준기 사장은 감사기간 중 지난 16일 인천시의회에 출석해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전혀 문제될 게 없다. 능력에 맞춰 기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 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황 사장과 나란히 입사한 본부장과 황 사장이 채용한 뒤 중용한 단장A씨의 공사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인천시의회 조계자(국, 계양3) 의원은 "공사는 시민단체가 감사를 청구한 사건과 시의회가 지적한 업무차량 사적이용 외에도 지난해 10월 처장(2급)과 단장(3급)을 일반 팀원으로 강등하고 4급 직원을 팀장으로 발탁하는 비상식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조직 분위기는 와해 됐고, 위화감만 팽배해졌다"며 "비정상 조직을 정상화시켜 이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천관광공사#인천시#감사원#유정복#인천시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