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7일 첫 유세 지역으로 호남을 방문했다. 굵으면서도 낮은 목소리로 변한 탓에 '루이 안스트롱'이라고 불리는 안 후보는 이날도 특유의 굵은 저음을 통해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구해 내겠다"라고 외쳤다.
이날 오후 안 후보의 '국민이 이깁니다- 전북 국민 승리 유세 및 발대식'이 예정된 전북대 앞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우산 안으로도 빗물이 들이칠 정도로 거센 비가 쏟아졌지만 현장에는 300여 명의 지지 시민들이 몰렸다. 거센 빗발 속에서도 안 후보는 당 색깔인 녹색 점퍼에 비옷을 입은 채 무대에 서서 유세 연설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이곳 호남의 미래,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계파패권주의 세력에 또다시 나라를 맡길 수는 없다.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공공연하게 하는 후보 뽑아선 안 된다. 선거를 위해 호남을 이용하는 후보, 절대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모두 경쟁자인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비판이다.
안 후보는 "호남이 저를 불러냈고 키워주셨다. 제가 넘어졌을 때 손잡아 일으켜 준 곳도 호남"이라며 "이제는 (호남이) 대통령을 만들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누구에게도 신세 진 적이 없다. 경제·정치적으로 자수성가했다"며 "청년들 꿈을 빼앗는 입시·병역·취업 등 3대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라고 외쳤다. 이 역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았다고 평가되는 문재인 후보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안 후보는 이날 "김대중 대통령이 20년 전 IT산업을 통해 '20년 먹거리'를 만든 것처럼, 저는 이제 새로운 20년 먹거리, 혁신의 전쟁터를 새 기회로 만들 자신이 있다"며 "그게 김대중 정신이자 호남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해 "계파·패권주의는 줄 잘 서는 사람만,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고 강한 비판을 이어나갔다.
안철수 "호남의 압도적 지지 바라", 조배숙 "문재인=박근혜 '패권'은 동일"
"민주당이 국민의당을 '호남당'이라고 조롱할때도 나는 당의 깃발 들고 부산 대구 대전 등 방방곡곡에 가서 당당하게 국민의당을 찍어달라고 했다. 호남의 압도적 지지가 대한민국을 바꾼다"고 외치는 안 후보에 지지자들은 "안철수", "안철수 대통령"을 함께 연호했다. 안 후보는 앞서 오후 1시께 전북 전주시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방문해서도 "2017년 경제개혁의 가장 핵심은 '공정'이다. 공정하면 성장할 수 있다"라며 '공정' 키워드를 강조했다.
이날 전북대 유세 현장에는 박지원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정동영·조배숙 의원 등이 함께 무대에 섰다. 마이크를 받은 조배숙 의원은 "문재인 후보는 철저한 친노(무현)패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철저한 친박(박근혜)패권이라서 실패했다"며 "(둘은) 서로 양극에 있지만 패권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더 좋은 대통령을 뽑자"며 안철수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박지원 상임선대본부장도 "문재인은 우리 전북 인사들에게 차별을 했고, 대북 송금 특검에서 우리 김대중 대통령을 완전히 골로 보냈다. 문 후보는 또 거짓말과 변명하면서 우리 호남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전북을 발전시키고, 사람 사는 전북을 만들 수 있다"며 "안철수가 대통령이다"라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4시 전북 자동차부품산업단지 방문, 광주 양동시장 방문 등 호남 민심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다. 18일에는 대전 충청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손금주 대변인은 관련해 "호남의 녹색바람이 지금의 국민의당을, 다당제의 초석을 만들어 주셨다"라며 "안 후보의 대선 승리를 함께 해 주시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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