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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탕은 대만 최연소, 최저학력, 최초 트랜스젠더로 디지털 장관에 임명되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드리탕은 대만 최연소, 최저학력, 최초 트랜스젠더로 디지털 장관에 임명되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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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게이트 2017 기조연설에서도 온라인질문 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고 있는 오드리 탕.
 코드게이트 2017 기조연설에서도 온라인질문 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고 있는 오드리 탕.
ⓒ 강영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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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 35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장관이 된 인물이 있다. 해커 출신 오드리 탕(Audrey Tang)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8월 그가 디지털 정무위원(장관)에 올랐을 때, '최연소, 최저 학력, 최초 트랜스젠더 장관'이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그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국제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17'에서 기조연설을 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해커 출신의 디지털 장관으로서 4차산업 혁명과 열린 정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또 이와 관련해 대만은 어떤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지 들어보기 위해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이날 탕 장관이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 것이다.
      
- 첫 한국 방문인데 소감이 어떤가?
"한국은 대만과 거리도 가깝고 시차도 없어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첫 한국 방문이라 매우 즐겁다."
 
- 장관이 되기 전과 되고 난 후의 차이점이 있다면
"장관이 되기 전에는 여러 국가의 IT 환경이나 정책, 기술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장관이 된 후에는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여 해당 국가 IT 담당자와 대화를 통해 국가별로 처한 IT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 대만의 디지털 기술 활용 수준은 어떤가?
"대만 시민들은 매우 적극적으로 IT서비스이나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사회참여를 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시민이 SNS를 통해 시위에 참여하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부문에서 IT 기술적용은 매우 느리다. IT 기술 도입 과정에서 여러 가지 행정적인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 열린 정부란 무엇인가?
"누구나 정부의 공공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서 시민들이 정부의 정책과정을 쉽게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시민 모두가 디지털 정책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질문을 할 수 있게 온라인질문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질문 하면 내가 직접 답을 한다. 또 회의를 진행할 때마다 회의 내용을 컴퓨터 파일로 기록해서 시민들이 볼 수 있게 한다. 그러면 회의에 참여 못 한 사람들도 회의 내용을 전부 알 수 있다."
 
- 열린 정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고려해야 할 요소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직자들의 생각과 마음가짐을 바꾸는 것이다. 정부는 정책과정에 관해 이야기할 때 시민들이 자연히 다 알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또한, 전보다 시민들의 생각과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무조건 정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정책을 시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 해커들이 민주주의를 확립시키는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내가 장관으로 임명되자마자 내 업무용 PC에 보안프로그램을 설치했다. 그리고 화이트 해커들을 불러 보안을 직접 뚫어 보라고 했다. 화이트 해커들은 시스템상의 취약점 등 빈틈을 찾는데 탁월하다. 이들의 도움으로 정부의 취약한 공공서비스를 개선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한 예로, 2014년에 친중성향의 국민당 의원 장칭충이 중국과 서비스무역 협정을 30초 만에 선언해버린 사건이 있다. 그때 젊은이들 중심으로 반대 시위인 해바라기 운동이 일어났다. 당시 해커들이 의회의 중요 데이터를 빼내 사회에 공개하면서 많은 시민의 시위참여를 이끌었다."
 
- 대만은 어떻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하고 있나?
"대만에서는 중학교 때부터 코딩을 가르친다. 단순히 컴퓨터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일상에서 문제 해결능력, 컴퓨팅 사고능력, 디자인적 시각을 키워주고, 미디어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주입식으로 코딩을 가르친다면 이들이 커서 대만의 디지털 정책을 이해하기 어렵고, 쉽게 참여하기도 힘들 것이다."
 
- 요즘 가짜뉴스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는데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한번 퍼진 가짜 뉴스는 바이러스와 같아서 막기가 매우 힘들다.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생각하면 된다. 먼저 뉴스를 보는 시민들이 신중하게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이 정보가 사실인지 아닌지 자체 심의 과정을 거치는 게 중요하다.

가짜뉴스에 대한 면역체계를 기르는 것이다. 다음으로 정부기관과 기자들이 사실에 근거한 뉴스들이 더 많이 퍼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나는 누구나 나에게 질문할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나에 대한 루머는 내가 직접 대답을 해버리면 끝난다. 이런 온라인질문 페이지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향후 계획은?
"지금 내가 속해있는 정부부처는 따로 없다. 모든 부처와 협력하는 것이 나의 임무다. 앞으로 대만의 문서화 되어 있는 행정 방식을 검토해서 최대한 디지털화할 것이다. 정부의 행정 방식을 디지털화하면 더 많은 사람이 정부의 공공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정부와 시민들 사이에 신뢰를 쌓기 위해 데이터 공유 모델도 만들 것이고, 일반 시민들이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를 생산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5월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오드리탕, #코드게이트, #해킹, #열린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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