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서 남긴 메시지가 화제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가 공정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관심이 쏠렸던 만큼, '8초', '29자'의 '두 마디'는 공분을 샀다.
누리꾼들은 "진심으로 사과하는 자세가 아니다", "말에 영혼이 없다", "이럴 거면 준비된 메시지가 있다는 말을 왜 했냐"는 반응을 보이며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비판했다. 또한, 한 누리꾼은 "이럴 때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가 아니라 '송구스럽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NS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송구스럽다"는 표현을 패러디한 사진이 화제다.
한 누리꾼은 2013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박 전 대통령이 '송구'하는 사진을 이용해 '박근혜 "국민 여러분께 송구…", 이어 또 다른 시구 장면으로 "국민 여러분께 배구…". "국민 여러분께 탁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며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
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박 전 대통령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의 공식 발표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왔다.
1차 대국민 담화(2016년 10월 25일)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2차 대국민 담화(2016년 11월 4일)
"저와 함께 헌신적으로 뛰어주셨던 정부의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 그리고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탄핵심판 최후진술(2017년 2월 27일)
"국내외의 어려움이 산적한 상황에서 저의 불찰로 국민들께 큰 상처를 드리고, 국정운영에 부담을 더하고 있는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송구스럽다'는 '마음에 두렵고 거북한 느낌이 있다'는 뜻의 형용사다. 누리꾼들은 일관되고 진정성 없는 박 전 대통령의 태도에 분노했다. 또한 '송구스럽다'의 뜻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탄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