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 지방자치단체장이 기관을 운영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등 공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으로 흔히 '판공비'로 불린다. 단체장 개인에게 지급되는 돈이지만 세금으로 편성된 공적인 예산인 만큼 투명한 집행이 필수적이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후보들의 재임기간 중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분석했다. 지난 2월 각종 여론조사에서 1%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던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후보들을 대상으로 했고, 이들이 해당 단체장으로 취임한 다음 해부터 2016년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용을 분석했다.
행정자치부가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 및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행자부 예규)'에 따라 업무추진비 집행 방법 및 사용처 등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업무협의·정책추진 관련 간담회나 소속 직원 격려, 언론 홍보비용 등 다들 지출 집행내역이 비슷한 편이다. <오마이뉴스>는 이러한 집행목적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서 서로 비교할 지점들을 찾아봤다(관련기사 :
'집단시위 대비' 홍준표, '기념품 구입비' 남경필).
[안희정] 시책추진 업무추진비 예산까지 상세히 공개안희정 충남지사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업무추진비 사용내역뿐만 아니라 예산까지 공개한 것이 주목됐다. 충남도청은 매년 잡힌 업무추진비 총 예산 중 중 기관운영 업무추진비 예산만 아니라 시책운영 업무추진비 예산까지 공개했고, 그 집행율과 현금과 카드 사용액, 오·만찬 등 식사와 물품 구입비용 등을 정리해 밝혔다. 사용내역만을 공개했고 업무추진비 예산 중 시책운영 업무추진비 예산은 공개하지 않았던 다른 지자체들과 다른 모습이다.
이에 따르면, 안 지사는 취임 다음 해인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총 12억2908만6200원을 업무추진비로 사용했다. 매년 주어진 업무추진비 예산 중 67.1%~89.9%까지만 사용한 금액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직원 및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목적으로 지출한 것으로 6년간 총 3억9687만2484원이 쓰였다. 그 뒤를 이은 것은 내방객 및 도정협조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념품 혹은 지역특산품 구입 비용(2억3285만8950원)이었다.
다만 매해 업무추진비 사용총액의 비중을 따졌을 때 이러한 비용들이 과도하게 쓰였다고 볼 수는 없었다. 구체적으로 따져보자면 안 지사는 2011년 1억7912만6449원, 2012년 1억9719만2650원, 2013년 2억3330만6034원, 2014년 1억7022만3070원, 2015년 2억1331만3546원, 2016년 2억3592만4451원을 업무추진비로 썼다.
이 중 '격려' 목적의 업무추진비는 2011년 7040만3110원(39.30%), 2012년 5958만1000원(29.71%), 2013년 5579만5924원(23.91%), 2014년 6518만6880원(38.29%), 2015년 6478만9880원(30.37%), 2016년 8210만5690원(34.80%) 등 사용총액의 23%에서 39% 정도 쓰였다.
내방객 및 도정협조자 증정용 기념품 구입비용은 2011년 2815만4750원(15.71%), 2012년 4337만2600원(21.99%), 2013년 6138만200원(26.30%), 2014년 3573만4700원(20.99%), 2015년 3101만9700원(14.54%), 2016년 3319만7000원(14.07%) 등 사용총액의 14%에서 26% 정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언론 홍보 비용은 미미한 편이었다. 2011년과 2012년 사이엔 집행목적에 '언론 관계자'로 표기된 간담회 일정은 없었다. 그러나 2013년과 2016년 사이 집행목적에 '언론 관계자' 등이 표기된 도정·시책 홍보 간담회 등에 쓰인 업무추진비 사용액은 2013년 189만8000원(0.84%), 2014년 210만6000원(1.23%), 2015년 939만5554원(4.40%), 2016년 218만6500원(0.92%)이었다.
성금은 주로 충남사회복지모금회나 청심회 등 지역 모금단체에 한 편이었다. 안 지사는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현금 520만 원을 업무추진비로 이들 단체에 기부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이 같은 성금 목적의 업무추진비 사용은 없었다.
2016년경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비용을 지출한 것도 눈에 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 근조화 구입 및 경남도 연고 희생자 위로금 명목으로 130만 원을 지출했고, 2014년 7월 취임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당선 직후 비상근무자 격려용과 다음 해인 2015년 관련 근무 직원 격려용으로 60만8900원을 지출한 바 있다.
반면 안 지사는 2014년과 2015년 관련 지출이 없었다. 2016년 12월 세월호 미수습 유가족 격려물품 구입 목적으로 80만 원을 지출한 것이 유일하다. 특히 안 지사는 참사 발생 시점인 2014년 4월 16일부터 20일까지 어떠한 업무추진비도 사용하지 않았다. 주로 업무추진비가 간담회·격려 목적의 식사비 등으로 쓰이는 점을 감안한다면, 세월호 참사로 당시 조성됐던 추모 분위기에 맞춰서 이러한 목적의 업무추진비 지출을 삼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선기획취재팀]구영식(팀장) 황방열 김시연 이경태(취재) 이종호(데이터 분석) 고정미(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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