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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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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가 인도에 주차된 외제차를 보았다. 4개의 겹쳐진 동그라미 심볼이 차의 가격표에 붙은, 기나긴 0의 행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한때 의심도 했던 자동차이다.

이 자동차가 외국에서 와서 한글을 아직 몰라서인지, '주차금지'라 적힌 표지판 뒤에 위풍당당하게 서 있었다. 도로 한 켠도 아닌, 나름 이 지방도시에서는 '시내'라 부르는 상점가 인도에.

자동차가 이리 사람인 척 인도에 있는 것도 꼴불견이건만, 지하철 쩍벌남을 숭상하는지 앞바퀴를 쫘악 벌린, '쩍벌차'로 있으니 더 밉상이다.

게다가 내리막, 오르막길도 아닌 평탄한 보도블럭에서도 행여 비싼 몸뚱아리가 미끄러져 다칠까 괜한 기우에 사로잡힌 것 때문인지, 아니면 "내 앞바퀴 어때?"라고 자랑하고 싶었는지…. 좌우 바퀴 위치를 달리해 삐딱하게 있더라. 그래서 "자세 똑바로 못해"라 말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하지만 "이런 예의없는 자동차를 봤나"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쏘아보니, 코브라가 혀를 날름거리듯이 시퍼런 불빛을 연신 내뿜는다.

"흥. 그래봤자, 난 인도가 내 길인 사람이고, 넌 생뚱맞게 남의 길 막고 있는 자동차일 뿐이야. 알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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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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