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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주최측 추산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자유발언을 한 뒤 거리행진을 벌였다.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주최측 추산 50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해 자유발언을 한 뒤 거리행진을 벌였다. ⓒ 조정훈

"대구에서는 제가 서문시장에서 10분만에 도망쳐놓고는 무슨 염치로 왔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텐데요. 그때는 밀린 드라마를 몰아서 봐야 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저 박근혜는 대한민국 국민여러분의 행복보다도 드라마가 더 중요합니다..."

대구 중앙로에서 17일 오후 5시부터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시국대회에서 17세 여고생이 박근혜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흉내내자 시민들은 웃음을 자아내며 박수를 보냈다.

이채림(17) 학생은 "세월호 때 머리 꾸미는데 90분 쓴 건 귀신같이 어떻게 또 아셨대~"라며 "저도 세월호 유가족 분들께서 오열하실 때 같이 울었다, 피부관리 받고 막 찔러대고 그래서 빵빵해진 제 뽀얀 얼굴 위로 떨어지는 눈물을 보지 않았느냐"고 박 대통령을 비꼬았다.

주최측 추산 5000여 명이 참여한 이날 시국대회에서 시민들은 자유발언을 이어가며 탄핵을 당한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새누리당 해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대구 7차 시국대회에서 고등학교 1학년인 이채림 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발언을 하고 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대구 7차 시국대회에서 고등학교 1학년인 이채림 학생이 박근혜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발언을 하고 있다. ⓒ 조정훈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대구 7차 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가족이 "박근혜 퇴진행", "진실은 꺼지지 않는다"라고 쓴 산타모자를 하고 앉아 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내려와라 박근혜' 대구 7차 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가족이 "박근혜 퇴진행", "진실은 꺼지지 않는다"라고 쓴 산타모자를 하고 앉아 있다. ⓒ 조정훈

성탄절을 앞두고 산타 복장을 하고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제일 앞자리에 자리 잡은 한 가족은 "박근혜 퇴진해"과 "진실은 꺼지지 않는다"라고 적힌 산타모자를 쓰고 큰 목소리로 박근혜퇴진을 외쳤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재벌총수 구속'과 '새누리 해체' 피켓을 들고 시민들에게 집회 참가를 호소한 뒤 중앙로 시구대회장까지 거리행진을 했다.

시민들은 또 탄핵 이후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작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주에서 왔다는 손병익(58)씨는 "우리는 시멘트 바닥에 앉아 나라를 걱정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구중궁궐에 앉아 TV를 보며 성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대구는 민주주의의 발상지이다, 앞으로 이런 불평등을 없애는데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손씨는 "장애인인 중학생 아들이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의원 당시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3보1배를 한 뒤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다 만났는데 박근혜만 만나주지 않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동수(대구 동구)씨는 "우리는 한 가지 죄만 지어도 감옥에 가는데 박근혜는 10가지가 넘는 법을 위반했다"며 "박근혜가 있어야 할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당연히 감옥 아니냐"고 말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이 '범죄자 즉각 퇴진'이라고 쓴 손피켓과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이 '범죄자 즉각 퇴진'이라고 쓴 손피켓과 촛불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손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 조정훈

초등학생도 무대에 올라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TV를 보고 나왔다는 이몽룡 학생(10)은 "뉴스를 보면서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고 생각했다"며 "우리 5000만 국민이 박근혜를 끌어내리지 못하면 북한 주민들과 함께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해 시민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시국대회장 옆에서는 성주 사드배치 반대 서명을 받기도 하고 헌법재판소에 엽서보내기도 진행됐다. 엽서에 "빨리 탄핵 가결을 결정해 주세요"라고 쓴 고등학생은 "우리는 더 이상 박근혜를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촛불을 든 어린 여자아이의 손을 꼭 잡고 서 있다.
17일 오후 대구 중앙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시국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촛불을 든 어린 여자아이의 손을 꼭 잡고 서 있다. ⓒ 조정훈

시국대회를 지켜본 외국인들은 한국에서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느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온 오카다 시에(61)씨는 "TV를 통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인 것을 보고 민주주의의 희망을 보았다"며 "사진을 찍어 일본의 동료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카다씨는 이어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인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평화롭게 집회를 하는 것이 너무나 인상 깊다. 반드시 역사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시국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중앙로에서 공평네거리와 봉산육거리, 반월당네거리를 거쳐 다시 중앙로까지 약 2.5km를 거리행진을 벌이며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어 오후 9시30분까지 만민공동회를 이어갔다.


#박근혜 퇴진#대구 시국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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