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
고양의 행주대교 북단에서 파주의 문산 '자유의다리'에 이르는, 46.6㎞의 고속화도로입니다.
11년 전 서울에서 파주로 완전히 삶의 거점을 옮겼습니다. 그 후 이 자유로는 남한 최서단이자 최북단에 위치한 파주에서 남쪽으로 갈 일만 있는 제게 유일한 통로였습니다.
처음 자유로를 오가던 십수 년 전이나 지금이나 자유로에 오르는 마음은 마치 신부의 집을 찾아가는 신랑의 혼행(婚行)길 처럼 설렙니다.
줄곧 하구의 한강과 나란히 달리는 자유로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곳입니다.
늦은 오후에 자유에 오르면 석양을 반사하는 수면과 그 하늘을 오가는 온갖 새들은 혼절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2중 철책과 우뚝한 경계초소는 얼음물에 손을 담그는 만큼이나 을씨년스럽습니다.
한강 가장자리가 하얗게 얼었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훨씬 빨랐습니다.
자유로!
자유로라는 이름에는 애절함이나 갈급함이 배어있습니다.
어떤 것의 이름에는 결핍이나 소망을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름만으로도 자유로는 여전히 우리에게 부재한 것이 무엇이며 우리가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깃발처럼 처연하게 울부짖고 있습니다.
어제, 서울에서 돌아오는 길, 자유로 변을 탐하며 느리게, 느리게 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 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