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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에서 횟감 다듬은 후 이동 중 숙성시키면 선어로도 숙성회 가능 
선어 숙성회 확대하려면 이력제와 정보 제공 시스템 갖춰야  

일정 시간 저온에서 숙성시킨 숙성회가 높은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끄는 가운데 맛좋은 숙성회를 지금보다 훨씬 싼 값으로 즐기는 비결이 제시됐다. 선어(鮮魚)를 철저히 관리할 수 있는 유통ㆍ관리 시스템을 갖추면 값싸게 숙성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된 유통ㆍ관리 시스템만 갖추면 비싼 활어 대신 선어를 숙성회의 재료로 쓸 수 있다는 의미다. 

얼리거나 말리거나 절이는 등의 처리를 하지 않고 원 상태를 신선하게 보존한 생선이 선어다.

부경대 식품공학과 조영제 교수는 "국내에서 활어회보다 숙성회가 더 비싼 것은 활어를 들여와 숙성시키기 때문"이며 "산지에서 확보한 생선을 10시간 안에 식탁 위로 올릴 수 있다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맛 좋은 숙성회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숙성회는 2∼4도에서 6∼10시간 숙성했을 때가 맛이 최고다. 활어회와 비슷한 탱탱한 육질을 유지하면서도 숙성 과정에서 이노신산이 생겨 감칠맛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산지에서 죽거나 갓 잡은 생선의 피ㆍ내장 등을 깨끗하게 처리한 뒤 이동 중에 숙성을 시키면 활어로 옮기는 데 드는 수송비ㆍ시설비ㆍ관리비 등을 줄일 수 있어 숙성회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어를 숙성회의 원료로 쓸 순 있지만 이를 위해선 선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현재는 체계적인 운송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10시간 안에 소비자에게 횟감을 수송하는 일이 쉽지 않다. 설령 10시간 안에 이동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개별 횟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

한국조리사회중앙회 김정학 회장은 "선어는 직접 보지 않는 이상 언제 생선을 잡아 다듬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일본처럼 갓 잡은 생선을 다듬어 진공상태로 배송하고 바코드에 유통 정보를 담아 제공하는 등 시스템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돼지고기의 경우 이미 국내에서도 이력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포장에 붙은 QR코드(다양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격자무늬의 바코드)를 찍으면 돼지고기의 원산지ㆍ도축장ㆍ도축일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횟감에도 이력제를 도입하면 위생이나 신선도 걱정 없이 선어 숙성회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한편 위생 등의 문제로 선어를 회로 즐기는 데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한국인의 활어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선어를 5도 이하로만 유지하면 식중독 등의 문제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숙성은 효소에 의한 것이고 부패는 세균에 의한 것이므로 숙성과 부패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 푸드앤메드'(www.foodnmed.com)에도 실렸습니다. 이문예 기자 moonye23@foodnmed.com



#푸드앤메드#선어#숙성회#활어#이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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