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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광산구아파트데이_가을대운동회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열린 아파트데이는 주민 대다수의 주거공간인 아파트에서 주민 주도 공동체운동을 견인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_가을대운동회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열린 아파트데이는 주민 대다수의 주거공간인 아파트에서 주민 주도 공동체운동을 견인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 김창헌

"우리동네 공원에 뭣헌다고 와서 쿵짝쿵짝하나 했는디, 와보니 영 좋소." - 이순옥(71. 광산구 운남동) 씨

지난 22일, 광주 광산구 운남동 근린공원이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광산구 주민잔치인 <2016아파트데이> 아파트 대항 가을대운동회가 열렸다.

올해 첫 회를 맞은 아파트데이는 주민 대다수의 주거공간인 아파트에서 주민 주도 공동체운동을 견인하자는 취지로 기획되어, 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열렸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지난 21일 한국주거학회(학회장 김미희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교수)와 광산구(구청장 민형배) 주최, 오마이뉴스 후원으로 열린 <아파트공동체를 論(논)하다> 심포지엄
2016광산구아파트데이지난 21일 한국주거학회(학회장 김미희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교수)와 광산구(구청장 민형배) 주최, 오마이뉴스 후원으로 열린 <아파트공동체를 論(논)하다> 심포지엄 ⓒ 김창헌

첫째날인 21일에는 한국주거학회(학회장 김미희 전남대 생활환경복지학과 교수)와 광산구(구청장 민형배) 주최, 오마이뉴스 후원으로 <아파트공동체를 論(논)하다>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에서는 공동주택임에도 철저히 개별적인 아파트에 대한 비판적 접근과 이에 대한 해법인 '아파트공동체'와 '아파트마을' 만들기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었다.

둘째날인 22일에는 주민들이 어우러져 소통하고 교류하는 주민운동회를 개최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센터장 윤난실)가 주최한 이번 주민운동회는 오전 9시 길놀이로 시작해 아파트 주민들이 하루 동안 모여 먹고 즐기고 참여해 놀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풍성한 아파트공동체의 날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농협중앙회광주지역본부와 평동농협, 농곡농협, 본량농협, 삼도농협, 임곡농협 등이 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 장터를 열었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농협중앙회광주지역본부와 평동농협, 농곡농협, 본량농협, 삼도농협, 임곡농협 등이 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 장터를 열었다. ⓒ 김창헌

2016광산구 아파트데이 주민들 솜씨가 보태진 수공예품 중심의 ‘모태보태 마을장터’와 ‘어린이 중고장터.
2016광산구 아파트데이주민들 솜씨가 보태진 수공예품 중심의 ‘모태보태 마을장터’와 ‘어린이 중고장터. ⓒ 김창헌

운동회날 공원 중앙통로에는 시장이 펼쳐졌다. 농협중앙회광주지역본부와 평동농협, 농곡농협, 본량농협, 삼도농협, 임곡농협 등이 질 좋은 농산물을 소비자와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 장터를 열었다.

주민들 솜씨가 보태진 수공예품 중심의 '모태보태 마을장터'와 '어린이 중고장터'도 들어섰다. 내게는 필요 없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쓸모있는 물품을 저렴한 가격에 거래하고 수익금 일부도 기부하는 뜻 깊은 자리였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마을라디오와 버스킹(거리공연)도 진행됐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마을라디오와 버스킹(거리공연)도 진행됐다. ⓒ 김창헌

중고장터 옆 팔각정 중심으로 마을라디오와 버스킹(거리공연)도 진행됐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둘러앉아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은 건너편 전래놀이 부스에서 제기차기와 투호, 팽이놀이 삼매경에 빠졌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농사체험 부스에서는 홀태(벼를 훑어서 탈곡하는 옛 농기구)체험을 할 수 있었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농사체험 부스에서는 홀태(벼를 훑어서 탈곡하는 옛 농기구)체험을 할 수 있었다. ⓒ 김창헌

"더 땡겨, 더, 옳지 잘한다~"

마을라디오 옆 농사체험 부스에서 도우미 어르신의 구령에 맞춰 홀태(벼를 훑어서 탈곡하는 옛 농기구)체험을 했던 김하을(금구초 1학년) 어린이는 "동생이랑 엄마랑 왔는데 처음 해보는 게 많아서 재밌다"고 소감을 밝혔다.

잔디밭에서는 폐재활용품이 가족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주민들은 예술가와 함께하는 '아파트마을 아트공작소'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작가들과 함께 살고 싶은 아파트 마을을 만들었다.

2016아파트데이 예술가와 함께하는 ‘아파트마을 아트공작소’ 프로그램. 폐재활용품이 가족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2016아파트데이예술가와 함께하는 ‘아파트마을 아트공작소’ 프로그램. 폐재활용품이 가족들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했다. ⓒ 김창헌

정규호(선운중 2학년) 학생은 "요즘 안전문제가 큰데 이웃을 돕는 지진대피형 미래형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며 "엄마, 아빠랑 초등학교 5학년 동생도 왔는데 중고시장 장터 사장님으로 '투잡' 뛰느라 바쁘다"며 웃었다.

담 넘어 다른 아파트 주민과 어우러져 한판 대결

메인 행사장 앞 운동장에서는 각 아파트 관리소에 미리 접수한 주민들이 모여 한판대결을 벌였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담 넘어 다른 아파트 주민과 어우러져 한판 대결!
2016광산구아파트데이담 넘어 다른 아파트 주민과 어우러져 한판 대결! ⓒ 김창헌

아파트 대항전으로 탁구대회(더불어락 대강당), 단체 긴줄넘기 대회, 미션계주대회가 열렸고 세대·계층간 대항전으로 축구승부차기(청년), 농구 자유투(여성), 장기대회(어르신)가 벌어졌다.

주민일반 참여경기로는 훌라후프 놀이, 색판 뒤집기 놀이, 아파트공동체 ox 퀴즈, 번외경기로는 소장단 대 입주자대표 줄다리기, 광산 4개 권역 아파트 줄다리기가 진행됐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아파트대항전 단체 긴줄넘기대회
2016광산구아파트데이아파트대항전 단체 긴줄넘기대회 ⓒ 김창헌

주민들은 운동회에 직접 참여하거나 같은 아파트 주민들을 응원하며 에너지 넘치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메인무대 왼편에 마련된 지짐과 막걸리, 커피를 즐기다 따뜻한 햇살아래서 낮잠을 청하기도 했다.

이날 축구승부차기 1등의 영광을 안은 이영훈(45) 수완영무예담 입주자대표는 "아파트 내에서는 주민들과 교류가 잘되는 편인데 담 넘어 다른 아파트와는 함께 활동할 생각을 못했다"며 "도심 속에서 유대감을 가지고 하루 동안 편하게 놀고 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훌라후프대회
2016광산구아파트데이훌라후프대회 ⓒ 김창헌

'공익활동'도 광산구가 앞장

메인 무대 왼편에는 눈에 띄는 부스가 마련됐다. 광주근로자건강센터에서 이동건강삼담소를 차려 주민들의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고 체성분검사와 건강상담을 진행했다.

근로자건강센터는 5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무료 건강관리를 맡는 곳으로, 2014년 광산구 소재 아파트 경비원과 미화원들의 건강관리를 도맡으면서 광산구와 밀접한 인연을 맺었다.

문길주 근로자건강센터 사무국장은 "우리 센터는 노동자들의 보건소"라며 "소규모 사업자 근로자들에게 효과적인 건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6아파트데이 참가한 마을사람들
2016아파트데이참가한 마을사람들 ⓒ 김창헌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지원센터의 '광주형일자리' 홍보부스도 눈길을 끌었다. 사회통합지원센터는 광주광역시 중점사업인 광주형일자리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산학민관과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상생의 일자리를 만들고 나누는 곳이다.

정장우 사회통합지원센터장은 "주민들에게 새로운 위기극복 모델인 광주형일자리를 소개하기 위해 나왔다" 며 "경제위기와 사회갈등 극복을 위해 지역의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신뢰와 연대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강강수월래에 신난 주민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강강수월래에 신난 주민들 ⓒ 김창헌

이날 행사에는 정광고, 보문고 학생들과 광주 자원봉사센터 활동가 등 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행사장 곳곳에 흩어져 주민들이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왔다.

공익활동지원센터 마을팀의 정윤량씨는 "자원봉사자들은 진행보조와 쓰레기 줍기, 행사장 내 마련된 부스 운영 보조역할을 맡았다" 며 "참여도 봉사라는 취지로 자원봉사자들이 게임에도 참가해 마을 주민들과 한데 어우러지는 행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광산구 주민 1천명 중 840여명, 아파트에 산다

광산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아파트 도시다. 아파트 거주 인구가 전체 인구의 80%로, 광산구 주민 1천명 중 840여명이 아파트에 거주한다.

광산구는 이같은 지자체 특성에 맞게 <2017년 주민참여예산 주민현장투표>도 진행했다. 주민들은 방명록에 본인이 사는 곳을 적고 스티커 세장을 받아, 주민 제안사업 26건 중 원하는 사업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투표했다. 모바일투표도 17일부터 22일까지 6일간 함께 이루어졌다.

광산구 주민참여예산은 2014년 4억 원, 2015년 8억 원에서 2017년 13억 원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 광산구 주민참여예산제는 주민들이 직접 필요한 예산을 제안하고 주민들의 결정을 통해 예산을 편성한다. '예산의 직접 민주주의'를 실행해 예산 낭비를 막고 재정 운용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광산구(구청장 민형배)는 말바우아짐 지정남 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유공자’ 22명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2016광산구아파트데이 광산구(구청장 민형배)는 말바우아짐 지정남 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유공자’ 22명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 김창헌

또한 광산구는 말바우아짐 지정남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서 '아파트공동체 활성화 유공자' 22명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광산구는 아파트 대표격인 입주자대표와 관리소장뿐만아니라, 경비노동자와 설비노동자, 마을상담사, 마을도서관 관장 등을 공로자로 선정해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 구성원이 거주민만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뜻 깊은 자리였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우리 광산구민은 딱딱하고 삭막하고 개인주의적이라고 생각해왔던 아파트를 공동체와 마을로 바꾸는 자치역량을 보여주셨다" 며 "아파트가 돈 보다 사람중심인 생활공간, 상의하는 문화와 웃음꽃이 피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앞으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2016아파트데이 흥겨워하는 주민들
2016아파트데이흥겨워하는 주민들 ⓒ 김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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