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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면 남북 화해를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반 총장은 제71차 유엔 총회가 공식 개막하는 13일(현지시각) AP통신과의 대담에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10년간 쌓은 성공과 실패를 되돌아보는 소회를 밝혔다.

반 총장은 퇴임 후 계획을 묻자 "한국으로 돌아가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민의 일원으로서 남북한의 화해 증진을 돕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싶다(spare no efforts)"라는 희망을 나타냈다.

회고록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몇 년 후 언젠가는 가능하겠지만 당장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다만 유엔 사무총장서 있는 동안 모든 것을 비판하고 싶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더 자유롭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감한 발언을 예고했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기후변화 대응, 빈곤퇴치, 여성권익 증진 등 3가지를 주요 업적으로 꼽았다. 특히 오는 12월 31일 자신이 퇴임하기 전 파리 기후변화 협약이 작동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또한 유엔 평화유지군의 성폭행 사건에 유감을 나타내고, 아이티 콜레라 창궐에 대한 잘못을 인정했다. 유엔은 지난 2010년 아이티의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에서 하수를 깨끗하게 처리하지 않아 콜레라가 창궐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권력 집착하는 세계 지도자들에 실망"

반 총장은 일부 사안에 소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조용하고, 인권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라며 "하지만 나는 몸을 사리는 어떤 정치 지도자들보다 두려워하지 않고 목소리를 냈다(speaking out)"라고 반박했다.

이어 "내가 유엔에서 100개의 성명을 발표할 수도 있었겠지만, 사과를 나무에서 떨어뜨리고 싶다면 직접 사과나무를 흔들어야 한다"라며 자신이 행동하는 사무총장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차기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전능에 가까운 인물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 유엔이 합리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춘다면 훨씬 쉽고 빠르게 작동할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다른 모든 국가가 찬성하더라도 이행할 수 없는 유엔의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하며 "유엔 회원국이 193개국이나 되는 21세기에 그런 것이 정당하고 합리적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보다 권력 유지에 더 집착하는 세계 각국의 여러 지도자들에 실망했다(disappointed)"라며 "세계 곳곳의 분쟁은 국민이 아니라 지도자들 때문에 벌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도자들은) 권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이 국민의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지도자들은 국민을 지배하고, 부패했으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반기문#유엔 사무총장#파리기후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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