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멋대로 해라(MBC, 2002년작) 는 전혀 어울리지도, 섞일 일도 없어 보이던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소매치기로 먹고 사는 '고복수(양동근)' 와 졸부 아버지에게 '싸구려 딴따라' 취급을 받는 인디밴드 멤버인 '전경(이나영)' 이 만들어가는 스토리는 사실 '사랑' 보단 '삶'의 이야기에 가깝다.
상처주고 상처 받으며, 다시 그 상처를 보듬어주고 기꺼이 자신의 상처를 내어주는 이들의 관계에 몰입되어 드라마가 끝난 이후에도 '고복수'를 그리워하며 주제가를 흥얼거리던 2002년의 내 모습이 그리운 건, 아마도 충분히 ' 내 멋대로'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오늘이 서글퍼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