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시장, 매우 유감이다."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이 당권 경쟁 후보인 주호영 의원을 지지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서울시 종로구 당협위원장)을 전면 비판하고 나섰다. "대선 유력 인사로서 신중한 처사가 아니었다"는 주장이었다.
8일 오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주호영 의원과 조찬 회동을 하고 비박계 단일 후보인 주 의원에게 전폭 지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시장은 회동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가장 중요한 현장 투표가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우리도 힘을 모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곁에 선 주 후보도 "(오 전 시장한테) 어떻게 하면 당을 혁신하고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모을 수 있을지 말씀을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 오 전 시장의 '비주류 당권주자 밀기'는 처음이 아니다. 오 전 시장은 지난달 18일 총선 패배 후 조선일보와의 첫 인터뷰에서도 "당의 모습을 새롭게 만들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며 "그런 차원에서 비박 단일화를 포함한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그간 친박계로 분류돼 온 오 전 시장이 총선(서울 종로구)에서 낙마한 이후, 수도권 패배의 책임을 극복하기 위해 비주류 진영에 힘을 실으며 친박 진영과 선을 긋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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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 전 시장은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비박계 김용태, 정병국, 주호영 의원을 설득하며 비박 단일화를 위한 숨은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문화일보 인터뷰에서도 오 전 시장은 "주류 후보들은 난파 직전의 새누리당에 필요한 리더십이 아니다"라면서 "비주류가 더 새로움을 줄 수 있고, 국민이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을 보듬어 안는 데 더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친박 후보인 이 의원이 오 전 시장의 '비박 단일후보 지지 선언'에 즉각 발끈하고 나선 이유다. 이 의원은 8일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누가 타 후보를 (지지) 하는 것은 시비하지 않는다"면서도 "누가 봐도 대권을 꿈꾸는 유력 인사는 이런 일을 할 때 정말 중립적인 입장에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런 만남이 언론에 어떻게 보도되고, 당원에 (어떻게) 해석될지 판단을 못했다면 너무 실망이고 그걸 알고도 감행했다면 대선 인사 중 하나로서 신중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발언을 마무리하며 거듭 "오세훈 (전) 시장에게 매우 유감이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