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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가운데 녹색 상의)이 29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에서 열린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을 찾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오늘 얻은 용기를 국민께 꿈과 희망으로 돌려드리겠다"며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가운데 녹색 상의)이 29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에서 열린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을 찾아 지지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이날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오늘 얻은 용기를 국민께 꿈과 희망으로 돌려드리겠다"며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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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불리 여부와 상관없이 정치적 의리를 다하는 게 도리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상임고문이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하면서 더민주의 손학규계 의원들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손 전 고문을 만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는 한편, 그의 입지 확보를 위해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손 전 고문은 지난달 29일 전남 해남에서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 행사에 참석해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것을 느낀다. 여러분이 제게 용기를 주셨으니 그 용기를 국민에게 꿈과 희망으로 되돌려 드리겠다"라고 말했다(관련기사 : 손학규 "더 물러설 데가 없다" 사실상 복귀 선언).

현재 20대 국회의원 중 20여 명이 손학규계로 꼽히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2년 전 정계은퇴 선언이 정치 재개의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이개호 의원(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은 1일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정치적 분위기를 보며, 손 전 고문이 현실 정치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봐왔다"라며 "그걸 감안해 (손 전 고문은)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이번 달 중에는 어떤 식으로든 (손 전 고문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저는) 자타가 인정하듯 손학규계로 분류되니까 정치적 의리를 다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손 전 고문과) 가끔 전화통화를 하고 있고, 이번 달 중순에 직접 만날 계획을 잡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손 전 고문의 권유로 정치를 시작한 이 의원은 그가 지난 4월 19일과 5월 18일 정계복귀를 시사하는 발언을 잇달아 하는 자리마다 함께 있었다. 총선 전 호남 의원들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탈당이 이어질 당시, 손 전 고문은 이 의원을 만나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정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이 의원은 더민주를 탈당하지 않은 채 총선을 치렀고,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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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손학규, '나라'라는 말 많이 사용한다"

역시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김병욱 의원(경기 분당을)은 손 전 고문의 발언을 두고 "과거보다 많이 진전된, 정계복귀를 확실히 표현한 말"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손 전 고문의 대선 도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한다. 올해 초부터 마음의 한 단편을 계속 표시하는 거고, (해남 발언도) 그 연속으로 보면 된다"라며 "마음을 결정하면 공식적이고 엄숙한 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이 의원과 마찬가지로 "나야 당연히 (손 전 고문을) 도울 것"이라며 "당원과 국민들이 내년 연말에 있을 대선 때 누가 더 정권교체의 유용할 카드일지, 현실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손 전 고문과) 자주 전화통화를 하는데, 요새 특히 나라가 걱정이다, 나라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등 '나라'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더라"라며 "그 단어를 많이 쓰는 걸 봐서 (대선) 생각이 많은 건 분명해 보인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초선인 김 의원은 손 전 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사무총장을 맡으며 그의 최측근으로 꼽혀왔다. 2011년 4.27재보선에서 손 전 고문이 경기 분당을에 당선됐을 때, 그의 승리를 위해 지역구를 양보하기도 했다. 이는 1991년 9월 성남시 분당구가 설립된 이후 이 지역에서 야당이 승리한 첫 사례로 '분당대첩'이라 불리기도 했다.

이를 발판삼아 20대 총선에서 김 의원은 '제2의 손학규, 제2의 분당대첩'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선됐다. 선거 기간 동안 손 전 고문도 김 의원 선거사무실을 찾아 "김병욱은 제2의 손학규"라며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김병욱 선거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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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계파 때문에 불리하겠지만, 국민의당은 안 갈 것"

두 의원은 당내 주류인 친노계파를 두고 걱정스런 반응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개호 의원은 "현재 당내 정치적 구도가 특정계파 쏠림 현상이 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라며 "그래서 (손 전 고문 주변 일부에서도) '새로운 길을 찾아야한다'며 국민의당 행을 권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특정계파 때문에 불리할 거라는 시선이 있고, 현실적으로도 만만치 않다"라며 "국민의당으로 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지만 정치는 워낙 생물이라 그건 아무도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두 의원은 손 전 고문의 국민의당 선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그가 "대선주자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손 전 고문은) 정도를 밟은 정치를 해왔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이라며 "단순히 대선 경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기 위한 정계복귀는 아니다.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당내 역학구도가 특정계파에 상당히 우세한 상황이더라도 그것은 손 전 고문의 정치적 역량으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하다"라며 "특히 특정계파 중심의 인적구성을 우려하고 있는 호남민심을 더민주로 되돌리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손 전 고문은) 국회의원도, 당 지도부도 아니지만 어쨌든 더민주 당원이다"라며 "당분간 당에 거리를 두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그것은 (국회의원도, 당 지도부도 아닌 상황에서)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학규#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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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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