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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시교육청이 지역 학교의 우레탄 트랙 조사 결과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 한 여고 운동장 트랙에 출입 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다
울산시교육청이 지역 학교의 우레탄 트랙 조사 결과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 한 여고 운동장 트랙에 출입 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다 ⓒ 박석철

지난해 연말, 기자가 사는 울산 동구 아파트에서는 모래로 덮여 있던 어린이 놀이터의 바닥을 고무 재질인 우레탄으로 교체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당시 시공업체에서는 잘게 간 고무성향의 재질을 어린이놀이터 바닥에 붙이기 위해 본드를 발랐는데 그 냄새가 아직도 생생하다. 당시 기자는 관리사무소 측에 "어린이들이 뛰어놀기에 모래가 더 좋지 않나, 위해성이 없겠나"라고 물었지만 "아이들이 안전하도록 바닥에 우레탄으로 까는 것으로, 요즘 유행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울산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납 초과 비율 전국 최고

그로부터 6개월 뒤, 우레탄에 대한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울산시교육청이 우레탄 트랙이 설치된 79개 학교 유해성 검사를 한 결과 73개교(92.4%)의 우레탄 트랙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71.9%), 인천(69.9%), 대전 (60%), 부산(57%) 등 타 도시에 비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문제는 기자의 아파트처럼 유해성 조사가 안 된 어린이 놀이터 시설 등이다. 울산에서는 현재 지자체 관리 소관 우레탄 시설물이 체육시설 15곳, 아파트단지 13곳, 공원시설 16곳, 어린이집 67곳, 장애인복지시설 2곳 등 모두 113개지만 이번 학교 운동장처럼 유해성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최유경 울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울산교육청 발표 후 "경기, 광주, 충북, 경북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학교운동장 조성 조례' 제정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면서 조속한 유해성 우레탄 트랙 철거와 교체 공사를 요청하는 한편 울산시도 우레탄 시설에 대한 조사와 결과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전교조 울산지부도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여 년 이상을 납과 같은 맹독성 중금속으로 범벅이 된 운동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뛰어 놀았다는 사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며 조속한 교체를 요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또한 교육희망 울산학부모회도 성명서를 통해 "울산교육청은 학교 맹독성 납 범벅 우레탄 트랙을 전면 재시공하라"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운동장 공사를 강행해 아이들의 건강을 심각히 해치고 있는 점에 사과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예산 문제를 들어 "교육부 교체예산 등을 보면서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정의당 울산시당은 7월 25일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교체를 재차 요구했다. 정의당은 "현재 해당 학교들은 접근을 막기 위해 트랙을 줄을 치고 일부는 부직포를 덮어두는 임시조치를 했다"면서 "하지만 이런 조치는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 우천시 중금속이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접근 자체가 불가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중금속에 것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울산시교육청은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우레탄 트랙을 교체하겠다고 하지만 추경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여름방학 기간 내 전면철거와 마사토 운동장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울산시도 학교 외 어린이 놀이터, 산책로, 자전거 도로, 구·군 체육시설 등 우레탄 바닥에 대한 유해성분조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해 그 결과를 공지할 것"을 요구했다.


#학교 운동장 우레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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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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