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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최저시급 1만원"이 구호가 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꿈의 시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저시급은 노동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 위원 9명이 합의 혹은 표결로 결정한다. 2008, 2009년 합의타결을 제외하면 사용자 혹은 노동자 측 위원들은 최저시급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올해도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은 최저시급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을 넘겼다. 노동자 측은 작년에 이어 1만 원을 주장했다. 사용자 측은 10년째 임금 동결 혹은 삭감 입장을 고수했다.

 2007~2017 노사 최저시급 인상률 비교
2007~2017 노사 최저시급 인상률 비교 ⓒ 백승호, 자료출처 최저임금위원회

임금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최저시급인상 속도는 매우 더디다. 최종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공익위원은 2007년 12.3%를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10%가 넘는 시급인상을 제안하지 않았다.

노사의 임금인상률 제안의 큰 격차와 공익위원의 낮은 인상률로 결정되는 최저시급. 이래서야 국회의 원내 4당이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경제민주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런데 20대 국회에서 색다른 움직임이 발견되었다.

최고임금법, 살찐 고양이 다이어트 시키기

 살찐 고양이
살찐 고양이 ⓒ ohmanfatcats.tumblr.com

지난 27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포함한 10명의 의원은 최저임금을 최고임금과 연동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작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심상정 사자후(영상클릭)"에서 언급된 "살찐 고양이법"이다. 살찐 고양이를 다이어트시키고 남은 자원을 분배하여, 청년을 비롯한 저임금 노동자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다.

대표발의자인 심 대표는 27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에서 "2014년 기준 10대 그룹 상장사 78곳 경영자의 보수는 일반직원의 35배, 최저임금의 무려 180배"라며 "경제주체들이 받는 임금의 최고점과 최저점을 연동하자는 것"이 법안의 핵심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이 법은 자기 밥그릇을 철저히 챙기는 인간의 욕망을 인정한다. 다만, 그 욕망이 약자들의 최소한의 삶도 챙겨 적정한 소득분배를 유지하도록 만든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앞으로의 최저임금 협상은 지금까지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고액연봉자들이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이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민간 대기업 임직원의 임금은 최저임금의 30배, 공공기관 임직원은 10배,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는 5배를 넘지 못하게 된다.

살찐 고양이법, 정말 우리 삶에서 실현되려면?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살찐 고양이법의 근거가 되는 대한민국 헌법 제 119조 2항이다. 원내 4당 모두 관심 가지는 경제민주화의 근간이 되는 헌법 조항이기도 하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인 만큼, 살찐 고양이법도 국회에서 빠르게 논의될 수 있을까?

이 법이 우리 삶에서 실현되려면 국회를 통과한 후, 정부에서 공표해야 한다. 살찐고양이법은 이제 접수된 단계라 갈 길이 멀다. 발의된 법안은 위원회, 체계와 자구(字句) 심사, 본회의 심사를 거쳐야 정부에 이송된다.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국회의원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이 법안은 검토도 받지 못한 채 계류되어 쓰레기통으로 향할지도 모른다.

정치인들에게만 맡기지 말자. 우리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임금이 오르고 살림살이가 나아질지 고민해보자.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다면, 살찐 고양이가 직접 최저시급을 올리게 만들자는 정의당의 "살찐고양이법"보다 더 좋은 대안이 우리 삶에서 실현될지도 모른다.

아래는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공개된 법안의 제안 이유와 주요 내용이다.

[법안 주요내용]

제안이유
법인 임원의 보수와 일반 근로자 임금 격차가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주요한 소득격차의 원인이 되고 있어 「헌법」 제119조제2항에서 규정한 경제주체 간의 조화로운 발전 및 소득재분배가 불가능하게 되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음. 이에 법인에 근무하는 임원 및 직원의 최고임금 등 상한을 최저임금의 30배의 범위 내에서 정하여 경제력의 집중을 억제하고 경제주체들 간의 소득 격차를 시정하고 소득재분배를 달성하고자 함.

주요내용
가. 이 법은 법인 임원 등의 과도한 임금 등을 제한함으로써 소득재분배의 효과를 제고하고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하여 소득재분배를 제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안 제1조).
나. 이 법은 법인의 임원 및 근로자에게 적용되며, 법인은 「법인세법」상 비영리법인을 제외한 내국법인을 대상으로 함(안 제2조제1호부터 제4호까지).
다. 최저임금액의 30배를 최고임금액으로 하고, 법인 등이 소속 임원이나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의 30배 이상을 지급하지 못하도록 함(안 제2조제6호 및 제5조제1항).
라. 법인 등은 최고임금액 이상을 지급받는 자의 명단을 국세청장에게 제출하도록 함(안 제5조제2항).
마. 최고임금액 이상 지급된 액수는 손금불산입하며, 그 초과 액수에 대해서는 임금 등을 받은 자에 대해서는 부담금을, 임금 등을 지급한 법인 등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함(안 제6조, 제7조 및 제8조).
바. 기획재정부장관은 최고임금액을 최저임금액 고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관보에 고시하도록 함(안 제4조).
사. 부담금, 과징금, 과태료 수입 등으로 사회연대기금을 만들어 최저임금자, 저소득층, 비정규직 지원 사업 등에 사용하도록 함(안 제13조, 제14조 및 제16조).
아. 최고임금액 초과 지급받는 자 명단을 허위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은 법인 등에 대해서는 5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함(안 제21조).

*발의자: 심상정(정의당), 김종대(정의당), 김종훈(무소속), 노회찬(정의당),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윤소하(정의당), 윤후덕(더불어민주당), 이정미(정의당), 이찬열(더불어민주당), 추혜선(정의당)


#최저임금#최저시급#살찐 고양이#최고임금#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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