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10시 19분경 여수시 남면 안도 동쪽 10km 해상에서 조업 중인 소형 어선 A호와 대형 유조선 S호(6만2000톤 싱가포르 선적)가 충돌했다.
사고 여파로 A호는 오른쪽 선수와 선미가 파손됐다. 유조선과 충돌한 A호 선장 강아무개(58, 남)씨는 바다에 추락 후 함께 탄 선원의 구조요청으로 같은 선단 어선에 의해 사고 30분 만에 인양되었으나 결국 숨졌다.
싱가포르 선적 러시아 선장 뺑소니로 붙잡혀
어선과 충돌한 유조선 S호는 16시간 동안 뺑소니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새우조망업을 하는 어민 B씨는 "어선과 유조선이 어떻게 충돌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선장이 가고자 하는 위치에 자동키를 맞춰 놓은 상태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형 유조선은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자체 경보가 울리지만 잘잘못을 떠나 현장 조치를 취하지 않고 뺑소니를 친 것은 죄가 크다"라고 전했다.
사고를 신고를 접수 받은 여수해양경비안전서(서장 여인태)는 연안VTS 및 군 레이더 기지로부터 사고시간대 인근을 항해한 외국 상선 2척과 한국 선박 1척의 정보를 입수해 분석해 착수했다. 유조선 S호를 용의 선박으로 특정하고 러시아인 선장 A(63, 남)씨를 긴급 체포했다. 또 사고 선박 충돌 부위와 용의 선박의 페인트를 수거해 성분을 분석 중이다.
여수해경 관계자에 따르면 "용의 선박 선장을 상대로 항해 책임자로서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고 피해어선 선장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면서 "사고 직후 피해선박을 구조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사고현장에서 56km(35마일)나 외해로 항해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비정에 의해 검거된 정황을 토대로 특가법상 충돌 후 도주(뺑소니)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사고가 난 이번 항로는 여수산단의 원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의 뱃길이다. 황금 출어기를 맞아 조업 중인 어선들과 유조선들의 야간운항에 더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