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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시민기자 시작 초기에는 흥분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밑천이 드러났다.
시민기자 시작 초기에는 흥분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밑천이 드러났다. ⓒ pexels

흐린 하늘, 봄비가 금방 내릴 듯하다. 봄비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에 지친 사람들을 감성적으로 위로해 주고, 새롭게 시작하는 대지를 촉촉이 적셔준다. 심신을 달래주고 적셔주는 자양분이다. 이 비가 그치면 더욱 환한 얼굴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어느덧 봄은 그렇게 우리 곁에 와 있다.

2006년 5월 24일, 뭔가에 이끌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됐다. 벌써 10년이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49건, 1년에 고작 5건의 글(기사)을 쓴 꼴이다. 벌써 10년이라는 생각에 49건의 글을 모두 읽어봤다. 부끄러움이 앞섰지만 잠깐 동안 감상에 젖어 추억 속에 빠져들었다. 금연, 집값, 가족(아내·아들·부모님), 직장동료 등 주변의 이야기를 쓰다 보니 일기처럼 지나간 흔적을 보는 것 같아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데뷔하고 나서 처음 얼마간은 뿌듯함과 흥분의 연속이었다. 내가 쓴 글이 딱 하니 기사로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서 흥분했고 어디까지 올라가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는지, 어떤 댓글이 달리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처음에는 남들 하는 것 나도 할 수 있지 뭐 하는 생각으로 글 쓰는 것 자체를 그다지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생활 속의 작은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표현하면 공감하게 될 것이라는, 소재는 그간 살아온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할 거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

막연한 자신감... 잘못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런데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걸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얼마 되지 않아 밑천을 드러내고 만 것이다. 그게 그거네 늘 비슷한 소재만 머릿속을 맴돌 뿐이었다. '소재 고갈'이라는 큰 장벽을 만나게 된 것이다. 주변에서만 소재를 찾다보니 금방 한계에 부딪혔고, 신선한 소재가 떠오르지 않았다. 글쓰기를 중단 할 수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또 다른 이유는 삶의 궤적과 같이한다. 인생은 희로애락이 함께하는 것인데, 인생에 굴곡이 없다면 사는 재미가 없을 텐데,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일상이 자연스럽게 글의 소재가 될 수 있을 텐데…. 내 생각은 미처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책도 찾아서 읽고 짬을 내어 글을 쓰곤 했는데 무언가 힘든 일이 있을 때는 만사가 귀찮은 듯 외면하고 글쓰기를 중단해 버렸다. 아픈 이야기 일수록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외에도 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모두가 변명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게으름, 관심 내지는 열정 부족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은 관심에서 시작되고 열정이 있어야 한다. 비단 글쓰기뿐만은 아닐 것이다. 비단 의무감에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달에 한 건도 쓰지 않은 꼴이니 부끄러움을 넘어 숨어버리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나처럼 하지 말라는 데 있다. 꾸준히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다른 매체와 다른 점은 누구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는다. 글을 써서 먹고사는 사람들이 아닌 이상 어짜피 백지 한 장 차이이다. 독자는 공감하는 이야기에 더 관심을 갖는다.

벌써 10년, 부끄러움이 있지만 솔직히 공개하고 다시금 새롭게 시작하려 한다. 반성과 다짐의 시간이다. 10년 후엔 부끄러움보다는 자랑할 수 있는 글을 쓸 수 있기를 바라고 다짐하면서….


#봉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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