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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키에서 발생한 저명 변호사 총격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터키에서 발생한 저명 변호사 총격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터키의 저명한 인권 변호사가 거리에서 기자회견 도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저명한 쿠르드계 인권 변호사 타히르 엘치가 터키 동부 디야르바크르의 주요 사적인 '미나렛'(이슬람 사원 첨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디야르바르크 변호사협회 회장인 엘치 변호사가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괴한들이 나타나 총을 난사했고, 경찰과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엘치 변호사와 경찰관 1명이 숨졌고, 기자 3명과 경찰관 2명 등이 다쳤다.

사건 영상에 따르면 괴한들이 택시 안과 첨탑 뒤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고, 엘치 변호사는 동료들과 함께 급히 피신하다가 총에 맞아 숨지고 말았다.

엘치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터키 정부와 쿠르드족 반군 '쿠르드노동자당(PKK)' 간의 유혈충돌로 이슬람 사원이 훼손됐다"라며 "PKK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지 말라"라고 항의했다.

이번 사건을 두고 터키 내무부는 괴한들이 경찰을 노린 총격 테러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 역시 "엘치 변호사를 노린 암살일 수도 있고, 괴한과 경찰 간의 총격전 도중 사망한 것일 수도 있다"라며 "투명한 수사를 통해 사건의 배후를 밝혀낼 것"이라며 불분명한 입장을 드러냈다. 반면 엘치 변호사 측은 PKK에 타격을 주기 위한 암살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터키 최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이 분리독립을 목표로 지난 1978년 결성한 PKK는 터키 정부를 상대로 30년 넘도록 무장 항쟁을 벌여 현재까지 4만5천여 명이 사망했다. PKK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로부터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바 있다.

터키 정부와 PKK는 2013년 3월 정부와 평화 협상을 계기로 휴전을 선언했으나 최근 들어 다시 유혈 충돌이 늘어나고 있으며, 터키는 군 병력을 동원해 대대적인 PKK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터키 앙카라, 이스탄불 등 대도시에서는 엘치 변호사가 암살된 것에 항의하는 시민 수천 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터키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터키#쿠르드족#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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