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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한 언론에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광주 서구 을 지역 출마의사를 밝혔다는 기사가 관심을 끈다.

정치인은 국가의 대표기관이므로 어느 지역에서 출마를 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인천에서 국회의원 3선과 시장을 역임했던 송 전 시장이 고향이 이곳이라는 이유로 요즘 광주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광주 서구 을 지역에 출마하겠다고 하는 것은 공천과 당선 여부를 떠나 또 다른 호남인물 죽이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송 전 시장의 광주 출마의사에 대해 문재인 대표도 호의적이며, 당의 핵심관계자는 당해 언론과의 통화에서 "야당에 대한 광주·전남 민심의 이반에는 '호남 출신 차세대 주자가 없다'는 상실감이 깔려 있다"며 "송 전 시장과 새로운 인물들의 투입은 광주의 분위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는 데서 문재인 대표로서는 호의를 넘어 백만 원군을 얻은 느낌과 함께 상당한 기대감이 깔려있다고 보여 진다.

그러나 아직도 여러 선거에서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정당정치는 책임정치라는 원론적인 도식조차도 모르는 새정치연합의 안이한 현실 인식에 정권교체를 바라는 입장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결국 송 전시장이 천 의원에 대한 자객(刺客)의 역할을 뛰어넘어 그야말로 호남의 차세대 리더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여부는 차치하고, 아직도 지난 4.29보궐선거의 의미를 간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호남지역의 정치적 맹주인 제1야당은 그동안 정치적 지역패권주의라는 기득권을 가지고 선거를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시키고 호남민중들의 삶과는 동떨어진 정치행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유권자는 단지 선거 때만 써먹고 버리는 호주머니 속의 동전만큼의 대접도 받지 못하는 유권자로서의 자괴감이 작년 지방선거과정에서부터 폭발적으로 일어났던 민심의 흐름이었다는 사실을 벌써 잊은 모양이다.

특히 송 전 시장이 당해 언론과의 통화에서 "후방(호남)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전방(수도권)에서 제대로 전투를 수행할 수 없다"며, "서울과 인천에서 야당이 승리하려면 호남의 분열부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는데, 송 전 시장께 묻는다. 자신이 투입되면 그러한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고 믿는 근거가 있는지, 중진 정치인의 험지 출마를 당의 '혁신위'가 요구했는데 현재는 땅 집고 헤엄치는 지역이 아니지만 광주를 택해야 하는 절박함이 무엇인지 그리고 설마 거물을 쓰러 뜨려야 거물이 될 수 있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호남 출신 유력정치인 두 사람의 혈투가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결국 송 전 시장의 의중을 떠나 새정치연합의 이러한 전략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력한 두 사람의 호남출신 정치인을 제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정치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여 매우 씁쓸하다.

물론 이러한 정치적 상황은 어쩌면 천정배 의원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4.29보궐선거 후 뜨겁게 달아올랐던 신당에의 열기가 지금은 거의 식어버리고 우후죽순처럼 너도나도 신당을 하겠다는 바람에 국민의 기대감은 모두 소진해버리고, 이젠 과연 신당이 되기나 할까라는 자조 섞인 냉소주의가 국민들 특히 호남 민중들의 가슴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남민중들이 그토록 바라는 야권의 재구성을 통한 새로운 정치질서의 구축으로 내년 총선승리와 2017년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야권신당 창당을 열망하는 모든 세력들이 조그만 차이를 극복하고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그 길만이 호남지역에서의 갈등과 분열로 문재인 대표 등 자신들의 패권구도를 강고히 하려는 음모를 저지하고 호남민중들의 바람대로 유권자로서의 당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본다.

덧붙이는 글 | 다음 아고라와 개인 블로그에 게재함



#송영길#광주 서구 을#새정치연합#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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