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보수언론들이 일제히 '삼성 취업을 막았다'는 제목으로 김승환 전북교육감을 몰아부칠 때까지만 해도, 그들이 사실의 앞과 뒤를 자르고 마치 '김 교육감이 아이들의 삼성 취업을 막는다'는 뜻으로 학부모들에게 전달하면서 김 교육감 길들이기를 하는 걸로 이해했었다. 일부 학부모들처럼 보수언론들의 각본에 따라 춤을 추었던 것이다.

그리고 뒤 이어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겠다는 새누리당 측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들의 손에서 교육감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음으로 민주주의, 지방자치, 교육자치의 가치에 모두 역행하며, 교육을 단체장의 정치적 입장에 종속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보수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그 뒤를 정부여당에서 반응하는 양태를 보이고 있다. 이번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보도 역시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교육계를 움직이는 일정한 흐름으로 이해하게 되는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일어나는 교육 관련 사안을 나열해보면 그 의도가 더 분명해진다.

헌법을 수호하겠다던 약속은 저버린 채 마땅히 지켜야 할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복지예산인 누리과정의 예산을 교육예산으로 편성한 것을 상기해보자.

집권 초기 교학사의 역사 교과서가 문제되었을 때, '교육의 다양성'을 운운하면서 배후세력과 외부세력의 압력을 떠들어댔던 새누리당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김무성 대표가 앞장서서 공공연하게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단일화하자고 하고, 이승만을 국부로 세워야한다고 말하고 있는 사실도 그 연장선에 있다.

또 하나 경북대학교의 전체 구성원들이 모여서 선출한 직선 총장조차 1년이 넘게 추인을 하지 않아 학교 행정을 마비시켜놓는 사상 유래 없는 일 또한 전체적인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왜 이처럼 교육계를 흔들고 있는 것일까?

자신들의 정치적 의도와 다르게 움직이는 진보교육감들에 대한 감정적 문제로 바라보기엔 움직임이 치밀하다.

조희연 교육감과 김승환 교육감을 흔드는 것도, 복지예산으로 편성해야 할 누리과정 예산을 교육예산으로 편성해서 교육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것도, 교육감 직선제 선출을 바꾸고자하는 의도를 드러내는 것도 그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학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정부가 임명함으로 대학의 모든 정책들을 자신들의 구미에 맞고 의도에 맞도록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다. 그 만큼 대학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청산하지 못한 부끄러운 친일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온 국민들의 심판으로 내려앉은 독재자 이승만을 '자유민주체제를 세운 국부'로 세워야 그 밑에서 일본제국주의의 앞잡이로 살았던 사람들의 역사를 정당화 될 수 있기 때문에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그만큼 역사교육을 제대로 받은 국민들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는 그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은 교육의 힘을 통해서 '국가주의에 순종하고 자본의 이해에 충실한' 인간상을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이나 애국교육을 하자는 것도 그 틀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일본제국주의가 '내선일체'를 표방하면서, 조선의 강제병합을 위해 일본식 교육가치를 조선에 이식시키기 위해 일체식 통일교육을 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저항하는 조선의 선비들을 동화시키는 대신,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에게 일본의 가치를 이식시킴으로 '황국의 신민'으로 성장하게해서 영원히 조선의 싹을 지우고 싶었던 의지를 교육 속에 담았던 것처럼 말이다.

교육은 시대의 미래이다. 당면한 시대모순을 해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며, 온 국민이 나아갈 좌표다. 이러한 중차대한 일에 소수집단의 정치적 이해를 바탕으로 그 역사적 흐름을 흔들어놓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 벌어지는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들은 마땅히 국민의 엄중한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들의 문제가 일정한 정치적 방향을 갖게되었다는 걸 확연하게 알게됐습니다. 이번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삼성 파문도 그 연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승환교육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