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해방 70돌
1945년 종전 이후에도 귀국치 못하고 줄곧 일본에 머물러 사는 재일 동포들은 조국해방 기념하는 행사를 일본 각지에서 열었다.
특히 올해는 조국해방 70돌로 그 의의가 컸다. 그분들은 70년이라는 긴긴 세월 대한해협 건너 일본 땅에서 해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목청 높이 부르면서 남북이 통일잔치를 할 날을 기대하며 살아왔다.
계간지 시지 <종소리> 2015년 여름 호는 유난히 그런 소망의 시들을 많이 담고 있다. 종소리에 수록된 주옥 같은 21편의 시 가운데 지면 관계상 3수만 조국의 동포에게 소개한다.
서귀포방송국 허옥녀철부지 때 학교에서 돌아오며는의례히 엄마 앞에서 교과서를 펴들고또랑또랑 글 읽는 저를 보시고크거들랑 고향에 돌아가서서귀포방송국의 아나운서가 되어라웃으시며 말씀하시던 우리 어머님고향이 무언지 알지는 못해도서귀포방송국은 평생토록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았다세월은 하염없이 흐르고 흘러머리엔 서리꽃 하양게 피어어느새 지팡이를 찾는 몸이건만오늘도 그 희망 버리지 못함은체념을 모르는 꿈같은 소원이내 삶의 기둥이기 때문이어라.헛소리는 그만해라 웃지 마시라아침마다 우리 글 읽을 때며는푸르른 남해바다 내 가슴에 스며들고서귀포방송국이 어서 오라 부르거니버리지 않으리다 평생소원을내 기어이 살아 마이크를 잡고꿋꿋이 살아온 동포들의 참 모습전하리라 통일경축방송국에서
대물림 김길호70년간 한 여름 매미 울음처럼통일! 통일! 부르짖으면서도유전병처럼 통일 병을 못 고치고 있다.30년이 일 세대라면 삼 세대에 걸친대물림이다.함께 가는 통일의 길, 평화와 풍요의 사랑 길!통일의 힘은 국가의 영원한 자원.미래의 무궁한 에너지!통일 이룰 8천만, 평화와 화합의 전도사!통일은 이렇게 밝은 미래를 보증한다는화려한 구호들은 허공에 메아리치고,<우리의 소원>만 방방곡곡에 울려 퍼지고 있다.우리 세대에 반드시 통일을 이루어후손들에게 절대 이 통일 유전병을대물림해서는 안 되는데. 녹쓴 철조망 김철 (중국 베이징 거주 동포)새와 짐승만이 누리는무한 자유의 낙원철조망엔7천만 겨레의숱한 그리움이 걸려울다 지친 휴전선새처럼 바람처럼지뢰밭을 누비며 날고픈주체할 수 없는 갈망!가슴에도 걸려있는 가시철망 거두어용광로에 처넣어 쟁기를 만들고가벼운 저 구름 하얀 넋이 되어남과 북 훨훨 거침없이 날아봤으면아, 이 절망의 지뢰밭당장 갈아엎어야 할지구촌의 마지막 저주받은 쑥대밭!